이대호 컴백에 롯데 내야 생존게임 돌입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7.01.25 06: 56

"4번 타자와 1루수는 당연히 이대호다. 근데 나머지 내야 선수들이 고민이다."
조원우 롯데 자이언츠 감독은 지난 24일 이대호와의 계약 소식이 알려진 뒤 이대호를 4번 타자 겸 1루수로 활용할 것임을 천명했다. 당연한 수순이다. 이대호가 누군가. 국가대표 4번 타자다. 이대호의 자리는 이제 고정이다. 그런데 이대호 컴백의 불똥이 기존 롯데 내야진으로 튀었다. 더욱 좁아진 주전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나머지 내야진들은 생존 게임을 펼쳐야 한다.
조원우 감독 역시 "(이)대호가 오면서 나머지 내야 선수들이 고민이고 문제가 된다"고 말하며 내야진 교통정리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사실 롯데의 내야진은 선수층 문제를 고질적으로 안고 있었다. 그렇기에 외국인 선수도 내야수를 뽑아왔다. 확고한 주전이라고 말할 국내 선수가 떠오르지 않는 상황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이대호가 굳건한 자리를 잡게 됐다. 폭넓은 선수층은 아니지만, 다른 포지션의 경쟁 체제가 성립됐고 영향을 끼치는 상황으로 변했다.

일단 외국인 선수 앤디 번즈에 적합한 포지션을 찾아야 하는 가운데, 주전 유격수 자리는 신본기가 들어설 가능성이 높다. 조 감독은 "지금 내야에서 확실한 자리가 있는 선수는 번즈와 이대호, 신본기 정도다. 나머지 선수들은 경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비가 좋은 문규현은 내야진의 전천후 백업 역할을 수행할 전망이다.
이대호의 합류로 포지션과 활용도가 애매해진 선수는 지난해 풀타임 1루수로 나섰던 김상호다. 김상호는 당분간 주전 1루수로 나설 기회를 상실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김상호가 1군에서 생존을 해나갈 방법은 3루 병행이다. 조 감독은 "(김)상호가 방망이도 보여주면서 3루를 볼 수 있도록 연습을 많이 해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김상호 스스로도 3루 수비에 꾸준하게 관심을 보였는데, 3루에서의 적응력을 지켜봐야 한다.
김상호가 3루수를 병행하면 또 오승택과 경쟁체제가 된다. 오승택은 황재균이 떠난 3루 자리의 유력한 대안이었다. 하지만 역시 이대호가 1루에 눌러앉으면서 선수들의 연쇄 이동에 따라 경쟁을 펼쳐야 한다.
하지만 일단 번즈가 어느 자리에 가장 어울릴 지를 파악해야 한다. 번즈가 주전으로 나설 것은 맞지만, 2루와 3루 중 어느 포지션에 자리잡느냐에 따라 경쟁 구도와 생존 게임의 양상이 달라진다. 조원우 감독은 "번즈가 2루와 3루가 된다는 가정을 하면 나머지 포지션의 경쟁구도도 정해질 것이다"고 말했다. 번즈가 3루에 자리를 잡을 경우 김상호와 오승택 중 누군가는 1군이 위태롭다. 
만약 번즈가 2루로 자리 잡을 경우, 2루 자원인 정훈과 김동한이 생존 게임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김상호와 오승택과 마찬가지로 2군으로 누군가는 내려갈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변한다.
조원우 감독은 "일단 스프링캠프에서 내야진 교통정리를 확실하게 해야 할 것 같다"며 "피 튀기는 경쟁을 펼쳐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롯데는 이대호 컴백 이후 새로운 스프링캠프 과제를 안게됐다. 이대호 컴백의 불동이 튄 이들에게는 경쟁과 생존의 싸움이 불가피해졌다. /jhrae@osen.co.kr
[사진] 오승택(시계방향으로)-김상호-정훈-앤디 번즈-김동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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