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성적인 보스'의 연우진이 진정한 보스로 성장하기 위해 발걸음을 내딛었으나, 그 성장은 참 힘들고 어려웠다.
지난 24일 오후 방송된 tvN 월화드라마 '내성적인 보스'에서는 직원들을 위해 고군분투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 은환기(연우진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은환기는 채로운(박혜수 분)의 관심을 힘들어했지만, 강우일(윤박 분)이 채로운을 마음에 들어 하는 걸 마뜩치 않게 생각하며 채로운에 마음을 썼다. 채로운은 그런 줄도 모르고 강우일에 “은환기는 바퀴벌레”라고 강도 높은 비난을 했다.
채로운은 용라면 전무(박상면 분)와 은환기가 다니는 테니스장에서 미팅을 잡았고, 그 자리에서 성추행을 당할 뻔 했다. 은환기는 이에 전무를 공으로 받아쳐 채로운을 구해냈다. 하지만 PT 기회를 날릴 뻔했고, 결국 수습을 한 건 강우일이었다.
강우일에 “직원들을 지키고 싶긴 한 거냐”는 말을 들은 은환기는 밤을 새고 PT 자료를 만들었고, 용라면의 가족적인 이미지와 잘 어울리는 당유희(예지원 분)를 PT 발표자로 지목했다. 하지만 당유희는 아이들이 갑자기 아파 제시간에 나타나지 못했고, 자신의 언니 일로 은환기에 복수심을 불태우던 채로운은 이 때다 싶어 은환기를 무대 위로 올렸다.
은환기는 어렸을 적 아버지의 윽박 때문에 시선 트라우마가 있던 터. 그는 결국 무대 위에서 한 마디도 못 하고 PT를 망쳤다. 그런 은환기를 보며 채로운은 통쾌하기는커녕 죄책감을 느끼는 마음 때문에 혼란스러워했다. 사람들도 어수선한 분위기에 술을 마시러 갔다.
이후 직원들이 술에 취했다는 술집 사장의 연락을 받은 은환기는 자신이 결제를 하고, 한 명 한 명을 택시에 태워 집으로 보냈다. 그는 직원들의 주소를 줄줄 외우고, 번호판과 택시 기사 얼굴을 촬영하는 꼼꼼함을 보였다. 가만히 뒤에서 그를 지켜보던 채로운은 “앞에 나서기를 무서워하냐”고 물으며 그의 모습을 보며 늘 묵묵히 일만 하던 언니와 엄마를 떠올렸다.
이날 은환기는 뒤에서 일을 완벽하게 처리하는 것만이 보스가 할 일이 아니라는 것을 어렴풋이 깨달았다. 늘 앞에서 시선 받기 좋아하는 강우일이었지만, 은환기에게 직원들을 지키고 싶은 마음이 있는지, 지금의 방식이 과연 회사를 지키는 올바른 방향인지를 묻는 그의 질문은 촌철살인이었다.
은환기는 조금씩 자신의 방식을 바꾸고 있다. PT 발표를 앞둔 당유희를 위해 PT 대본까지 짜주며 그의 최대치를 발휘할 수 있도록 모든 준비를 해주었다. 늘 지시도, 말도 한 마디도 없던 은환기는 이날만 “지시할 것이 있습니다”만 두 번을 외쳐 직원들을 놀라게 했다. 그의 변화가 조금씩 눈에 보이는 중.
특히 그의 변화는 만취한 직원들을 어르고 달래 택시에 태워 보내고 사소한 것까지 챙기는 모습에서 잘 나타났다. 그 변화의 촉매제는 채로운이었다. 은환기는 PT를 망친 날 밤 걸려온 강우일의 전화는 받지 않았지만 채로운의 전화는 받았다. 채로운의 휴대폰으로 걸려온 술집 사장의 전화로 그는 직원들을 챙기게 됐다. 채로운을 향해 쏠리는 은환기의 마음이 직원들을 대하는 그의 태도도 변화시키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도 은환기의 ‘진짜 보스 되기’는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이제 막 변화를 시작한 은환기는 과연 진짜 보스로 성장할 수 있을지 눈길이 모아진다. / yjh0304@osen.co.kr
[사진] '내성적인 보스' 방송 캡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