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불야성’ 종영, 허무하게 식은 ‘탐욕의 용광로’
OSEN 유지혜 기자
발행 2017.01.25 06: 39

'불야성'이 종영을 맞이한 가운데, 격렬할 것 같았던 이요원과 진구의 싸움이 다소 허무하게 끝나 아쉬움을 남겼다.
지난 24일 오후 방송된 MBC 월화드라마 '불야성'에서는 마지막 싸움을 준비하는 서이경(이요원 분)과 박건우(진구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박건우는 해커들을 고용해 서이경의 갤러리 시스템을 망가뜨렸고, 그와 손잡은 남종규(송영규 분)는 손기태 사장(박선우 분)을 납치하기 위해 서이경의 오른팔인 조성묵(최민 분)을 차로 치어 부상을 입히게 됐다.

서이경은 이 모든 만행에 반격을 준비했고, 일본에 있던 이세진(유이 분)을 불러들였다. 이세진은 서이경의 지시로 자금을 모두 안전하게 빼돌렸고, 그의 팀을 도와 작전 설계에 참여했다. 하지만 이세진은 손기태를 만나러 가는 손마리(이호정 분)가 친구라는 이유로 그의 미행을 접었고, 결국 서이경은 손기태를 놓쳐 검찰에 출두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그 사이, 이세진은 서로를 싫어하지 않음에도 결투를 벌여야 하는 서이경과 박건우를 안쓰럽게 생각해 박건우를 찾아가 싸움을 멈출 것을 진심으로 호소했다. 이에 마음이 흔들린 박건우는 결국 싸움을 멈췄고, 아버지 박무일(정한용 분)의 당부대로 회사를 돌보는 것에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
손기태도 이세진의 진심 덕분에 서이경을 고발하지 않았다. 손기태는 애초 남종규에 서이경을 불법대출 사건의 배후로 지목할 것을 종용 받았으나, 이세진이 보내준 자신의 딸이 “아빠는 나쁜 사람 아니야”라고 말한 것을 떠올리고는 거짓 진술을 번복하고 자신의 죄를 인정했다. 그 덕분에 서이경은 검찰로 출두하지 않게 됐다.
서이경과 박건우 모두 이세진의 진심이 통해 모든 걸 멈추고 제자리로 돌아가기로 했다. 이세진은 남아서 홀로서기를 시작하기로 했다. 서이경은 “너의 왕국을 기대할게”라고 말하며 이세진을 독려한 후 일본으로 떠났다.
탐욕의 용광로에 놓인 세 남녀가 얽혀들면서 치열한 탐욕 전쟁을 예고했던 ‘불야성’은 마지막 회에서 ‘잠들지 않은 성’이란 의미를 가진 제목이 무색하리만치 쉽게 잠들어버렸다. 서이경과 박건우가 이세진의 진심 어린 호소와 탐욕으로 일으킨 전쟁에 지쳐 싸움을 멈췄다는 설정은 그간 20회를 이끌어왔던 분위기와는 다소 맞지 않았다.
애초 서이경은 자신의 심복들이 다치고, 힘들어해도 냉철함으로 무조건 전진을 했던 인물이다. 이세진이 서이경을 거울삼아 탐욕으로 물들어 가는 과정은 그려졌으나, 서이경이 이세진에게 어떤 것 때문에 영향을 받아 욕망의 폭주를 멈췄는지는 충분하게 그려지지 않아 결말이 쉽게 납득이 가지 않았다.
박건우와 이세진의 변화도 시청자가 충분히 납득하기에는 시간과 스토리가 부족했다. 마치 모든 게 권선징악과 개과천선을 위한 흐름으로 보여 허무함을 자아냈다. 마지막까지 치열한 전쟁을 기대했던 시청자들은 아쉬움을 느낄 만한 결말이었다. / yjh0304@osen.co.kr
[사진] '불야성'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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