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왜 한국판 '라라랜드'는 없을까
OSEN 김경주 기자
발행 2017.01.25 16: 00

한국판 '라라랜드'는 기대해보기 힘든걸까.
영화 '라라랜드'가 전 세계 돌풍에 이어 국내 극장가까지 접수, 할리우드에선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까지 거론되는 등 작품성과 흥행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는 가운데 블록버스터와 프랜차이즈 일색인 할리우드의 다양성을 대변해주고 있어 눈길을 끈다.
덩달아 어느새 '중박' 영화는 없어지고 대박 아니면 쪽박으로 양분화 되어버린 국내 극장가의 씁쓸한 현실이 영화 팬들의 마음을 아프게 만들고 있는 상황이다.

'라라랜드'는 꿈을 꾸는 사람들을 위한 별들의 도시 라라랜드(LA)를 배경으로 재즈 피아니스트 세바스찬(라이언 고슬링 분)과 배우 지망생 미아(엠마 스톤 분)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 영화 '위플래쉬'로 국내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던 다미엔 차젤레 감독의 두 번째 장편 연출작이다. 
'위플래쉬'를 통해 감각적인 음악 영화를 만들어냈다는 찬사를 받은 그는 이번 '라라랜드'를 통해서 아름다운 뮤지컬 영화를 만들어내는데에 성공했다. 오스카 주제가상, 음악상 수상 가능성으로 언급되고 있을 정도로 아름다운 음악은 물론, 화려한 영상미는 '라라랜드'의 관전 포인트.
국내에서 300만 관객을 넘어서며 예상치 못한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라라랜드'의 제작비는 3천만 달러(한화 약 350억 원) 정도로 알려져있다. 350억 원은 국내 영화 제작 현장에선 혀를 내두를 정도의 어마어마한 액수이지만 할리우드 제작 시스템을 생각해보면 나름 '저예산' 영화에 속한다. 
현재 할리우드는 블록버스터와 프랜차이즈 영화들로 가득한 상황. 마블과 DC 외에도 '트랜스포머', '스타워즈', '스타트렉' 등 수없이 많은 프랜차이즈 영화들이 할리우드를 점령하고 있으며 제작비 1억 달러(1,167억 원)를 웃도는 블록버스터 영화들이 수두룩하다. 
이 가운데 '라라랜드'의 3천만 달러는 꼬마 수준. 흥행 수익 역시 전세계를 상대로 하는 블록버스터, 프랜차이즈 영화들과는 상대가 되지 않지만 '라라랜드'는 내실을 다지며 성공한 영화로 평가받고 있다. 
이쯤되면 국내 영화 시장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충무로 역시 어느 순간부터 '큰 영화'들만 극장가에 가득하지 않았던가. 최근 흥행한 작품들만 봐도 모두 꽤나 덩치 있는 작품들이다. 
이런 작품들을 비판하는 건 아니다. 덩치 큰 영화들이 있어야 극장가의 파이 역시 덩달아 커지는 효과가 물론 있다. 이런 영화들이 꼭 필요함은 부정할 수 없다. 
아쉬운 건, 다양성 측면이다. 여러 작품들이 제작되고 관객을 만나고는 있지만 큰 영화들에 가려 빛을 보지 못하는 게 사실이다. 편중된 관람은 장기적으로 영화 산업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만다. 중산층이 두터워야 경제가 좋아진다는 말이 있듯, 영화 역시 마찬가지다. 
좀 더 다양한 영화들에 관심을 갖는 태도가 필요하며 충무로는 관객들이 감탄하고 볼 수 있을 만한 퀄리티의 영화들을 만들어내야 한다. 한국판 '라라랜드'가 탄생하는 순간, 충무로는 더욱 튼튼해질 것이다. / trio88@osen.co.kr
[사진] '라라랜드'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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