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애가 부활시킨 '사임당', 예견된 '대장금' 후예 될까 [종합]
OSEN 이소담 기자
발행 2017.01.24 15: 33

‘사임당, 빛의 일기’는 어차피 수목극 1위를 따낼까. ‘푸른바다의 전설’이 오는 25일 종영하면서 수목전(戰)이 새 판을 짰다. 이영애가 선두에 선 이 주목 받는 대작은 이변 없이 전설의 바통을 이어받을 후예가 될 것인가.
24일 서울 중구 소공동에 위치한 롯데호텔에서는 SBS 새 수목드라마 ‘사임당, 빛의 일기’(극본 박은령, 연출 윤상호, 이하 '사임당') 제작발표회가 열린 가운데, 주연배우 이영애, 송승헌, 오윤아, 양세종을 비롯해 박은령 작가와 윤상호 PD가 자리했다.
◇누구나 다 아는 사임당, 본 적 없는 ‘사임당’으로

‘사임당’은 조선시대의 신사임당을 소재로 한 퓨전사극. 한국미술사를 전공한 시간강사 서지윤(이영애 분)이 이태리에서 우연히 발견한 사임당(이영애 분) 일기에 얽힌 비밀을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파헤치는 이야기를 담는다.
이영애의 13년 만의 복귀작으로 ‘탐나는 도다’(2009), ‘태왕사신기’(2007)의 윤상호 PD가 ‘고봉실아줌마 구하기’(2011)에 이어 박은령 작가와 다시 만난 30부작. 송승헌, 오윤아, 김해숙, 최종환, 윤다훈, 최철호 등 믿고 보는 배우들부터 아역으로 분하는 양세종, 박혜수 등 핫한 신인들까지 총 가세했다.
박은령 작가는 “제가 사임당에 주목한 이유는 ‘워킹맘’이다. 자신의 재능을 갖고 있고 엄마이자 아내로서의 삶도 중요했던 여자가 어떻게 조화롭게 사는가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며 “사임당의 아버지가 죽어갈 때 남긴 유언이 ‘삶을 선택하라’다. 매우 능동적으로 자기의 운명을 스스로 선택하고 개척해 나가며 선택해 나간다는 의미다. 워킹맘을 선택해 살아가는 삶은 지금 한국에서도 특히 쉽지 않지 않나. 그런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의도를 설명했다.
◇이영애, 13년 만의 컴백
‘사임당’은 이영애의 복귀작이라는 점만으로도 큰 화제를 몰고왔다. 그녀는 이번 작품을 통해 현재와 조선시대로 500년을 오가는 1인 2역을 연기한다. 즉, 천재화가 사임당과 슈퍼맘 서지윤을 오가며 단아함과 자유분방함이라는 두 가지 매력을 선보일 예정.
이영애는 “메시지도 중요하지만 저에게 가장 중요한 건 재미였다. 재미있었다. 사임당이 고루할 것이라는 생각이 저도 있었지만, 500년 전 사임당도 지금 5만 원권에 박제된 이미지를 원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봤다. ‘대장금’도 한 줄 남은 기록을 500년 후 새롭게 생명을 불어넣은 것처럼 정해진 이미지의 사임당도 새로운 인물로 생명력을 불어넣었다는 것이 재밌었다. 과거나 지금이나 여자로서, 엄마로서의 고민이 똑같았다는 걸 촬영하면서 느꼈다. 여성들이 좋아하는 사랑 이야기를 넣어 저도 하면서 설렜다”며 다양한 재미가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녀는 최고의 히트작 ‘대장금’과의 비교와 부담감에 대해서는 “‘대장금’과 색깔이 겹칠 수 있을 거라 생각도 들지만, 보시는 분들이 사임당을 통해 ‘대장금’을 보시는 것도 재밌지 않을까 감독님과 이야기를 나눴다”며 “미혼이었을 때 대장금을 표현했던 부분과 엄마로서 사임당을 표현하는 부분이 조금 더 연기가 깊어졌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임했다”고 했다.
◇후배들의 고백 “사랑해요, 이영애”
배우들은 모두 이영애와 함께 작품을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뻐했다. ‘조선판 개츠비’ 이겸 역으로 그녀와 함께 호흡을 맞추는 송승헌은 “이영애 선배님이 13년 만에 복귀작으로 선택하신 작품이라면 긴말이 필요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첫 촬영에서 너무 긴장해서 대사가 안 나오더라. 처음 제가 신인 데뷔하는 날 같은 기분이 들더라. 가슴이 뛰고 NG를 많이 냈던 기억이 있다”며 “드라마를 보시면 이겸과 사임당이 만나서 보여주는 모습들이 굉장히 여러 분들이 보시기에 기대하셔도 될 만큼 열심히 했다. 많이 기대해 달라”고 에피소드도 덧붙였다.
‘조선판 팜므파탈’ 휘음당 역으로 분하는 오윤아 역시 이영애의 복귀작 그 자체가 선택의 이유였다고. 그녀는 “여배우들 사이에서도 부러워했고 이영애 선배에게 많이 배우라고 하더라”며 “저에게도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박혜수와 양세종은 각각 과거 이영애와 송승헌의 아역으로 분한다. 드라마 ‘용팔이’, ‘청춘시대’, ‘내성적인 보스’와 영화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등 눈에 띄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녀와 호흡을 맞추게 된 양세종은 최근 종영한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를 통해 시청자들에 눈도장을 찍은 바다.
그는 “저는 선택을 하지 않았고 저는 최선을 다해서 이런 대단하신 선배님들과 함께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오디션을 많이 봤다. 그렇게 해서 작품에 들어와서 선배님들께 절대 누가 되지 않도록 매일 노력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에 이영애는 “저에 대해서 좋은 이야기만 해주셨는데 사실은 제가 더 감사해야할 부분”이라며 “제가 오랜만에 카메라 앞에 섰으니까 떨리는 마음이 더 컸는데 모든 배우 분들이 다독여주시고 받쳐주셔서 잘 끝날 수 있었던 것 같다. 그 점을 이 자리를 빌려 감사드리고 싶다”고 화답했다.
◇칼 갈고 또 갈아온 사전제작 작품
사전제작 드라마는 완성도라는 측면에서는 장점을, 방영 후 시청자 의견을 반영하거나 보완할 수 없다는 단점을 동시에 갖고 있는 ‘양날의 검’이다. ‘태양의 후예’처럼 빛을 본 작품도 있지만, 아쉬운 평가를 받아들인 작품도 분명 있다.
‘사임당’ 역시 100% 사전 제작 드라마. 작품성에 대한 자신감은 첫 회부터 2회 연속 방송이라는 파격적인 편성을 낳았다. 전지현, 이민호 주연의 ‘푸른바다의 전설’의 기세를 이어받아 기대에 부응하는 좋은 출발을 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는 부분.
윤상호 PD는 “작품이 오랫동안 공개되지 않아서 어떤 분들은 ‘좀 지친다’, ‘‘사임당’ 벌써 끝나지 않았나’ 하는 분도 간혹 계셨다. 피치 못할 사정으로 늦게 찾아간 점 이해해 주시길 바란다. 저를 포함해 작가, 배우들 모두 긴장되는 것이 사실이다. 매우 좋은 드라마가 다가갈 것이라고 감히 제가 말씀드리겠다”며 자신했다.
◇3년을 기다린 기대작
‘사임당’은 3년을 기다려 시청자 앞에 섰다. 앞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박은령 작가에 따르면 ‘사임당’은 지난 2014년 7월 저작권 등록을 마쳤고, 이듬해인 2015년 8월부터 약 10개월이 넘는 시간 동안 사전 제작 과정을 가졌다. 워낙 대작으로 꼽혔던 만큼 편성 시기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이 쏠렸다. 2016년 상반기로 처음 언급된 데 이어 하반기 그리고 올해 1월 편성을 최종 확정지었다.
이영애는 “이번 드라마를 통해 사임당에 대해 재조명되는 것도 재밌지 않을까 생각한다. 우리가 아는 조신하고 단아한 모습뿐만 아니라 이면에는 불같고 열정적인 사임당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어떨까. 연기자 입장에서는 이런 시각으로 봤다”며 “여기에 사랑을 가미한다면 다큐멘터리가 아니라 드라마니까 멜로를 통해 여성스러운 사임당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 점이 드라마를 보면서 새로운 재미일 것”이라고 했다.
‘사임당’은 오는 26일 목요일 오후 10시부터 1, 2회 연속방송하며 KBS ‘김과장’, MBC ‘미씽나인’과 함께 수목극 대전의 새 판을 짠다. / besodam@osen.co.kr
[사진] 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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