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피고인', 지성X엄기준 연기대결..월화는 너로 정했다
OSEN 김경주 기자
발행 2017.01.24 06: 39

배우 지성과 엄기준의 연기대결만으로도 월화드라마를 '피고인'으로 정할 이유는 충분했다.
지난 23일 오후 첫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피고인'에서는 악연으로 얽히기 시작하는 박정우(지성 분)와 차민호(엄기준 분)의 모습이 전파를 탔다.
무엇보다 믿고 보는 두 배우가 선과 악이라는 대결 구도에 서서 팽팽한 기싸움은 물론, 연기 대결까지 펼치게 되면서 안방극장은 덩달아 신이 난 모습이다.

이날 검사 박정우를 연기한 지성은 자상하고 달콤한 아빠-남편의 모습부터 범인을 잡기 위해 집요한 수사를 펼치는 검사의 모습, 그리고 기억을 모두 잃은 채 자신이 아내와 딸을 죽였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누명 쓴 범죄자의 모습까지 완벽하게 표현해 감탄을 자아냈다.
평범한 검사일 땐 이렇게 달콤할 수 없었다. 거액의 연봉을 제시하는 로펌 앞에서 아내에게 즉석으로 전화를 걸어 "허락을 받아야 한다"는 '아내바보' 모습을 보이는가 하면 딸의 나이를 헷갈려 하는 귀여운 모습도 선보였다.
잘나가는 검사라는 당당함도 그의 연기에서 느낄 수 있었다. 조직폭력배 신철식(조재윤 분)을 잡기 위해 장례식장으로 홀로 찾아가는 패기와 차민호의 살인 미수 혐의를 수사하는 검사의 카리스마를 표현하기도 했다.
뭐니뭐니해도 교도소에 갇힌 지성의 연기는 압권이었다. 박정우는 분명 딸의 생일날, 기분좋게 하루를 마무리한 채 눈을 감았다. 하지만 눈을 떠보니 그가 있는 곳은 집이 아닌 교도소였고, 그는 아내와 딸의 살해 혐의로 사형수 옷을 입고 있었다. 
심지어 4개월이 흐른 뒤였다. 그 4개월의 기억을 박정우는 하나도 갖고 있지 않았다. 현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던 박정우는 아내의 전화번호가 없는 번호라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 난동을 피워 독방에 갇힌 박정우는 "내가 아내랑 딸을 죽였다니, 말이 돼?"라고 넋을 놓은 사람처럼 되뇌이다가 갑자기 오열, 이를 그려내는 지성의 열연은 보는 이들의 눈시울을 절로 붉히게 만들었다.
지성이 다양한 모습으로 보는 이들을 감탄케 했다면 엄기준은 1인 2역과 소름돋는 싸이코패스 연기로 시선을 모았다. 엄기준은 '피고인'에서 차선호와 차민호라는 쌍둥이 형제를 연기하는 상황. 차선호는 매너 있는 장남의 모습을, 차민호는 망나니라는 별명을 지닐 만큼 안하무인, 막무가내의 인물이다.
특히 엄기준은 마치 싸이코패스와도 같은 차민호의 모습을 소름돋는 연기력으로 소화해냈다. 술집에서 만난 여성을 별장에 데려다가 마치 숨바꼭질을 하는 듯이 찾아내 폭행하는 모습은 늦은 밤 '피고인'을 지켜보는 안방극장을 순식간에 호러 상영관으로 만들었을 정도.
게다가 감옥행을 피하고자 자신과 똑같이 생긴 형을 죽여 자살로 위장, 얼떨결에 저지른 살인 앞에 두려워하면서도 끝내 형이 죽자 웃음을 흘리는 섬뜩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피고인'은 내용도 내용이거니와, 믿고 보는 지성과 엄기준이라는 두 배우의 출격에 관심을 모았던 작품이었다. 그리고 두 배우는 첫 방송부터 이런 시청자들의 기대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낭만닥터 김사부'가 떠난 월화극 전쟁 속에서 두 배우의 미친 연기 대결이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trio88@osen.co.kr
[사진] '피고인'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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