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신인 내야수 김민수(19)가 내야진에 새바람을 몰고 올 수 있을까.
제물포고 출신인 김민수는 2017년 신인 드래프트 2차 2라운드에서 롯데에 지명됐다. 당시 롯데는 자신들의 순번까지 김민수가 남아있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김민수가 남아있지 주저없이 지명권을 행사했다. 내야진의 젊은 피를 수혈하는 것이 과제였던 상황에서 당연했던 선택이기도 했다.
정작 김민수는 "지명을 잘 받아야 3라운드 정도로 생각했다. 롯데에 지명이 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며 지명 당시를 되돌아봤다.
고교 레벨 내야수 중에서는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던 김민수였다. 이러한 평가를 받은 이유는 184cm 86kg의 당당한 체구에서 나오는 장타력이었다. 특히 일찌감치 웨이트 트레이닝에 눈을 뜨면서 체구를 키운 것이 강점으로 부각됐다.
이제 프로 선수들에게 웨이트 트레이닝을 통한 '벌크업'은 필수가 됐다. 그 흐름을 놓치지 않았다. 김민수는 "제물포고가 웨이트 트레이닝을 많이 했다. 벌크업 열풍이 불면서 고등학교 3학년으로 올라갈 때 한 달 반 동안 웨이트 트레이닝만 하면서 10kg 정도 체중을 늘였다"면서 "마무리캠프에 가서 조원우 감독님께 인사를 드렸더니, '고등학생 맞냐'고 하셨다"고 전했다.
김민수 스스로 역시 웨이트의 맛을 미리 본 것이 프로선수로서 생활을 시작하는데 큰 도움이 되는 것 같다는 생각을 피력했다. "미리 웨이트를 해놓은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프로에 와서는 야구만 하기도 바쁘다. 선배님들의 반은 따라가야 한다. 야구에만 열중해야 하는 시기인데 웨이트까지 신경쓰다보면 정신이 없을 텐데, 그래도 웨이트를 조금 해놨기 때문에 야구만 생각하게 됐다"는 것이 김민수의 말이다. 김민수는 프로를 밟기 전, 벌크업을 통해 나름대로 프로에서 생존할 수 있는 무기를 손에 쥐고 1군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는 셈이다.
준비된 김민수에게 롯데 역시 기회를 부여했다. 지난해 말 열린 마무리캠프에 김민수 역시 입단 예정자 신분으로 참가했다. 롯데의 기대감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김민수는 "모든 것이 새로웠다. 야구를 새로하는 것 같았다. 체계적이었고 스스로 운동을 해야 하는 분위기임을 체감했다"며 마무리캠프에 참가한 소감을 전했다. 프로 유니폼을 입고 연습경기에 나서는 경험도 했다. 그는 "처음 대수비로 경기에 나섰는데, 기분이 묘했다. 형들과 선배님들 모두 자신있게 하라고 토닥여 주셨는데, 나 혼자 주눅이 드는 것 같았다"며 연습경기에 나섰을 때의 기분을 설명했다.
아직 그에게 프로는 낯선 곳이다. 그렇기에 마무리캠프를 통해 미리 프로 무대의 분위기를 간접적으로 체득한 것이 그에게는 자산이 됐다. 김민수는 "아마추어에 있을 때보다 세밀해 져야 한다. 타석에서는 공을 보는데 집중을 하고 더 섬세해져야 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면서 "수비에서는 공을 잡는 요령이나 기술 등 새로운 부분들을 많이 배울 수 있었다"며 마무리캠프에서의 소득을 전했다.
롯데 내야진은 그리 두텁지 않다. 특히 프리에이전트 자격을 얻은 주전 3루수였던 황재균도 메이저리그 도전을 천명하면서 김민수에게는 열린 기회의 장이 마련됐다. 구단 역시 김민수가 내야진에 새바람을 몰고 오기를 바라고 있다. 그러나 김민수는 "일단 나는 이제 막 올라왔다. 선배들은 프로에서 계속 운동을 해오셨다. 경쟁이라기보다는 아직 배울 점이 많다. 그 배울 점들을 보면서 내 것으로 어떻게 만드느냐가 앞으로 중요할 것 같다"며 경쟁보다는 스스로의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우선이라는 것.
황재균이나 강정호(피츠버그)와 같은 타격도 좋은 내야수를 자신이 나아갈 방향으로 설정한 김민수다. 그러나 일단 프로에서의 첫 시즌은 조심스럽게 기회를 엿볼 생각이다. 그는 "일단 다치지 않아야 1군과 2군 어디든지 기회가 있을 것이다"면서 "기회를 잡는 것은 내가 하기 나름이다. 만약 기회가 와서 1군에 올라온다면 일단 열흘이라도 1군에 붙어있고 싶다"며 조심스레 프로의 첫 시즌 목표를 밝혔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