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깨비 종영⑤] "속도 없이 감동이구나"..'도깨비' 속 꽃말의 비밀
OSEN 박소영 기자
발행 2017.01.22 06: 30

김은숙 작가는 소품을 기가막히게 활용하는 스타일이다. 전작인 '시크릿가든'에서는 현빈의 트레이닝복을 유행시켰고 '신사의 품격'에서는 빨간 털실로 장동건-김하늘의 로맨스 시작을 알렸다. '태양의 후예'에서는 무전기로 송송커플을 사랑을 무르익게 만들었다. 
tvN '도깨비'에서도 빠질 수 없었다. 특히 이번에는 꽃을 활용하는 대목이 눈길을 끌었다. 도깨비 김신(공유 분)과 도깨비 신부(김고은 분)의 운명적인 사랑을 꽃말에 담아 함축적으로 표현했고 저승사자(이동욱 분)와 써니(유인나 분)의 안타까운 로맨스도 은유적으로 그렸다. 

◆도깨비와 지은탁의 인연 시작…메밀꽃
지난해 12월 2일 전파를 탄 1회에서 지은탁은 자신의 생일을 자축하며 바닷가에서 먼저 세상을 떠난 엄마를 그리워했다. 씩씩하게 촛불을 끈 그의 뒤에 난데없이 웬 남자가 나타났다. 메밀밭에 있다가 소환된 도깨비 김신 역시 당황하긴 마찬가지. 
지은탁은 김신을 귀신 취급하면서도 놀라워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가 들고 있는 꽃다발을 보며 "오늘 내 생일"이라며 선물로 달라고 할 정도. 김신은 메밀꽃다발을 건넸고 꽃말을 묻는 지은탁에게 "연인"이라고 말했다. 결국 둘은 메밀꽃으로 이어져 연인으로 거듭났다. 
◆안방을 울린 엄마의 마음…목화
지은탁은 9살 때 조실부모하고 사고무탁한 까닭에 쓸쓸한 고등학교 졸업식을 맞이했다. 하지만 그에겐 삼신할매가 존재했다. 새빨간 슈트에 하이힐을 신은 여성이 교실에 등장해 "축하해 엄마가 참 뿌듯해할 거야"라는 말과 함께 꽃다발을 안겼다. 
그가 건넨 건 목화꽃다발이었다. 목화의 꽃말은 '어머니의 사랑'. 세상을 떠난 엄마를 대신해 지은탁을 지켜준 삼신할매인 셈이다.  지은탁을 꼭 안아준 그는 뒤돌아서 담임 교사에게 다가가 "아가, 더 나은 스승일 수는 없었니? 더 빛나는 스승일 수는 없었어?"라고 일침했다. 삼신할매의 꾸짖음에 지은탁을 괴롭혔던 담임은 눈물을 펑펑 쏟았다. 
◆전생과 현생의 애달픈 사랑…수국
저승사자는 자신의 정체를 밝힐 수 없는 까닭에 써니와 가슴 아픈 이별을 했다. 하지만 둘은 서로에게 이끌림을 외면할 수 없었다. 저승사자와 써니는 지은탁의 졸업식을 핑계 삼아 만났고 저승사자는 지은탁이 아닌 그에게 노란 국화 꽃다발을 선물했다. 
"이걸 왜 날 줘요?"라고 묻는 써니에게 저승사자는 "그러려고 사온 거라서. 제가 누구든 한번쯤은 꽃이라는 걸 주고 싶어서"라고 답했다. 노란 국화의 꽃말은 짝사랑. 둘이 맺어지길 바라는 팬들로서는 다소 아쉬운 의미이지만 써니를 향한 저승사자의 변함없는 사랑을 암시하는 것 아닐까.
◆저승사자라도 괜찮아…복숭아나무
도깨비는 기분이 좋으면 추운 겨울에도 꽃을 피우고 슬프고 우울하면 비를 내리는 능력을 가졌다. 지은탁과 알콩달콩한 로맨스를 즐기면서 김신은 마냥 행복한 나날을 보냈고 이 덕분에 한겨울 복숭아나무에 꽃이 폈다. 
이를 본 써니는 의아하게 여겼다. 그런 써니를 그리워하던 저승사자는 몰래 치킨집에 들어왔다가 반지를 떨어뜨렸고 간신히 모자를 써 몸을 숨겼다. 하지만 써니는 이상한 마음에 꽃나무가지로 허공을 갈랐다. 순간 저승사자의 모자가 벗겨졌고 써니는 결국 그의 정체를 알게 됐다. 이 때 써니가 들고 있는 꽃은 복숭아나무가지. 예로부터 귀신을 쫓는 데 쓰이기도 했지만 사실 꽃말은 '사랑의 노예'다.   /comet568@osen.co.k
[사진] 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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