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트럼보는 결국 원 소속팀 볼티모어의 손을 잡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김현수(29·볼티모어)의 플래툰 활용 가능성은 다시 높아졌다. 현지 언론도 좌익수 포지션에서의 플래툰 활용을 점쳤다.
현지 언론은 20일(한국시간) 볼티모어가 트럼보와 3년 계약을 맺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아직 구단의 공식 발표는 나오지 않았으나 3년 총액 3750만 달러 상당의 계약으로 알려졌다. 당초 4년 총액 5000~6000만 달러의 계약을 원했던 트럼보는 시장의 싸늘한 반응을 확인하며 결국 대박의 뜻을 접었다. 트럼보는 당초 1720만 달러의 퀄리파잉오퍼를 거부하고 시장에 나가 초라함은 더 크다.
반대로 볼티모어로서는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으로 트럼보를 잔류시켜 한숨을 돌렸다. 트럼보는 지난해 47개의 홈런과 108타점을 기록하는 등 뛰어난 장타력을 선보였다. ‘홈런 군단’ 볼티모어를 이끈 핵심 중 하나였다. 트럼보는 13.04타석마다 홈런 하나를 쳐 아메리칸리그에서 이 부문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다만 김현수만 놓고 봤을 때는 그렇게 좋은 징조라고 할 수 없다. 이미 또 하나의 외야수 세스 스미스가 영입됐고, 지난해 가능성을 내비친 조이 리카드도 부상에서 회복돼 2017년을 벼르고 있다. 트럼보는 지명타자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지만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우익수로도 뛸 수 있다. 트럼보는 지난해 우익수로 62%, 지명타자로 38%를 뛰었다.
지역 언론인 MASN은 트럼보 계약 후 올 시즌 볼티모어 라인업에 대해 “김현수가 좌익수에서, 스미스가 우익수에서 외야 플래툰을 소화할 가능성이 높다. 트럼보는 2017년 지명타자 자리에서 주로 뛸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김현수는 지난해 좌완을 상대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해 아직도 그런 선입견이 팀을 사로잡고 있다. 리카드가 김현수와 스미스의 플래툰 파트너로 외야를 누빌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더 이상의 지명타자 및 외야수 영입이 없다면 지난해 이상의 경쟁이 벌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돼 기회라는 평가도 있다. 트럼보가 지명타자에 고정되면 외야 두 자리를 놓고 김현수, 스미스, 리카드가 경쟁한다. 김현수는 우익수 경험이 많지 않다는 점에서 포지션 제약은 있으나 가장 믿을 만한 타격 정확도를 자랑한다. 결국 스프링캠프에서 좌완 상대 공략의 실마리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해졌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