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명 중 7명, WBC 대표팀이 두산 선수들로 4분의 1이 들어찼다. 이만하면 '국대 베어스'라고 할만하다.
KBO는 20일 WBCI로부터 대회 참가 불가능 통보를 받은 추신수(텍사스)의 대체 선수로 두산 외야수 박건우를 발탁했다고 발표했다. 외야수 예비 엔트리에는 나성범(NC) 박해민(삼성) 유한준(kt)이 있었지만 김인식 감독의 선택은 성인 국가대표팀 경험이 없는 박건우였다.
이로써 WBC 대표팀 최종 엔트리 28명 중 두산 선수만 7명으로 늘었다. 전체 엔트리 4분의 1을 차지한다. 투수 이현승 장원준, 포수 양의지, 내야수 김재호 허경민, 외야수 민병헌 박건우까지 각 포지션별로 핵심 선수들이 대표팀에 자리하고 있다.
다른 팀들과 비교할 때 두산의 인원은 압도적이다. 두산 다음으로 NC·KIA·한화가 나란히 3명씩 배출했지만 두산의 반도 안 되는 인원이다. 이어 넥센·LG·삼성이 2명씩, SK·롯데·kt는 1명씩 대표팀에 보내는데 그쳤다. 두산의 위엄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두산은 지난 2015년 11월 프리미어12 때도 주축 선수들이 대거 대표팀에 발탁된 바 있다. 당시에도 투수 이현승 장원준, 포수 양의지, 내야수 김재호 오재원 허경민, 외야수 김현수 민병헌 등 무려 8명이었다. 두산 선수들의 활약으로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그리고 이번 WBC에서도 두산 선수들이 무더기로 발탁, 대표팀 주축을 이루고 있다. 양의지 김재호 그리고 민병헌이 주전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선발 장원준, 구원 이현승의 역할도 크다. 허경민과 박건우는 백업 멤버로 뒤에서 대기할 것으로 보인다.
두산으로선 시즌 전 열리는 WBC 대회 특성상 선수들의 피로도가 걱정되지 않을 수 없다. 2015년 프리미어12는 시즌 후 11월에 열렸기 때문에 회복시간이 충분했지만 3월에 치러지는 WBC는 다르다. 예년보다 준비 속도를 끌어올려야 하고, 시즌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하지만 각종 구설수에 오르면서 최정예 전력을 구축하지 못한 WBC 대표팀은 리그 최강팀 두산 선수들에게 희망을 건다. 박건우를 제외한 나머지 6명은 대체가 아니라 최초 발탁된 선수들로 엄연히 한국시리즈 2연패를 이끈 리그 톱클래스로 인정받았다. '국대 베어스'가 다시 한 번 뜬다. /waw@osen.co.kr
[사진] 이현승-장원준-양의지-박건우-민병헌-허경민-김재호(좌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