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③] 류준열 “‘응팔·운빨·더킹’ 다 소중한 제 손가락들”
OSEN 지민경 기자
발행 2017.01.24 08: 20

류준열을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이 tvN ‘응답하라 1988’이다. 겉으로는 무심한 척 틱틱대지만 첫사랑에 대해서는 지고지순한 순정을 보여주는 소년 김정환을 연기한 류준열은 이 작품으로 단숨에 스타덤에 올라 작년 한 해 안방극장과 스크린을 오가며 큰 활약을 보여줬다.
그를 지금의 자리에 있게 해준 작품인 만큼 ‘응답하라 1988’은 그에게 더욱 특별한 의미일 터. 하지만 그에게서는 ‘응답하라 1988’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으려는 확고한 의지가 엿보였다.
마침 인터뷰가 진행된 날이 ‘응답하라 1988’ 종영 1년 째 되던 날. 1년 사이에 많은 변화가 있었던 그는 “저는 사실 여러 감정들이 순간 순간 섞인다. 어떨 때는 되게 느리게 가는 것 같고 빠르게 가는 것 같기도 한데 주로 빨리 지나간 것 같다. 솔직히 얼마 안 된 것 같다 지금도. 좀 놀거나 쉬면 시간이 세월아 네월아 하면서 갈 텐데 (바쁘게 지내다 보니) 지금 너무 얼마 안 된 것 같아서 깜짝 놀랐다. 오늘이 마지막 방송이었다는 것을 어제 밤에 알게 됐는데 기분이 묘했다. 그런 데에 원래 큰 의미를 안 두려고 하는데 두게 되더라”는 소감을 전했다.

‘응답하라 1988’이 아무래도 가장 기억이 남는 작품일 텐데 ‘더 킹’은 어떤 의미로 남을 것 같냐는 질문에는 조금 의외의 답이 돌아왔다. “사실 ‘응팔’이 저에게는 중요한 작품이고 사랑스러운 작품인데 ‘운빨로맨스’도 제가 너무 사랑하는 작품 중 하나다. 드라마다 영화다 이런 구분보다는 그냥 다 소중한 제 손가락들이어서 모두 아끼고 있다. 그래서 ‘더 킹’도 크게 의미를 두지 않으려고 애 쓰고 있다. 영화는 진짜 재밌게 찍었다. 한재림 감독님을 평소에도 굉장히 좋아했다. 최근에도 ‘우아한 세계’를 다시 봤는데 너무너무 재밌었다.”
‘응답하라 1988’을 통해 대세 신인 배우로 큰 주목을 받은 그는 많은 사람들의 예상과 달리 차기작으로 ‘더 킹’을 선택했다. 드라마 종영 이후 다음 행보에 대해 고민이 많았을 터.
이에 대해 그는 “고민을 안 한 것은 아니다. 그런데 하면 할수록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민을 한다고 해서 그대로 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제가 예상한대로 되는 일이 아니다. 애초에 고민의 끈을 잘라버리고 그냥 지금 제일 재밌는 것을 하고자 했다”며 “지금도 계속 영화를 찍고 있는 이유도 영화가 너무 재밌어서다. 피곤해서 잠자리에 누울 때도 내일 찍을 씬들이나 내일 만날 스태프들, 내일 만날 제 역할을 생각하면 피식피식 웃음이 난다. 그래서 ‘이게 진짜 재밌는 거구나, 이거 일단 계속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지금 하고 있는 것이 너무 행복하다”고 말했다.
류준열은 배우로서는 흔치 않게 크고 단단한 팬덤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팬이 있으면 안티팬도 있는 법. 그는 팬과 안티 팬에 대해 모두 감사하다는 생각을 전했다.
“팬들이 좋아해주는 이유는 저에게서 동질감을 느끼는 것 같다. 제가 생각하는 것들이나 고르는 작품들, 혹은 SNS에 쓰는 말들이나 어떤 저의 표현들에 대해 그분들이 좋아해주시고 나랑 맞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자기랑 전혀 다른 사람을 좋아하는 것은 어려운 일 같다. 자기와 비슷하고 생각이 비슷하고 자기가 꿈꾸던 것들에 대해 이야기하면 더 관심도 가지고 응원도 하게 되고. 그래서 팬분들이 많이 좋아해 주시는 것 같다. 안티는 그만큼 좋아해주시는 분들이 많으면 당연히 따라오는 것이라는 것을 일찍이 알게 됐다. 지금은 둘 다 되게 행복하고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mk3244@osen.co.kr
[사진] 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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