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논란의 '원더우먼', DC 구원투수 될까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7.01.21 08: 30

 DC코믹스가 비상이다. DC하면 떠올랐던 슈퍼 히어로라는 이미지가 이전과는 달리 최근에는 힘이 빠졌다는 말이 더 어울리는 상황에 처했다. 갈수록 힘이 약해지며 허점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마블 코믹스와 양강구도로 막강하던 요새가 한순간에 무너진 듯한 느낌마저 든다. 일부에서는 DC의 브랜드 가치 하락을 우려하고 있을 정도다. 마블의 공격이 매섭기도 하지만 이제는 DC를 라이벌이라고 부르기 민망할 수준에 이르렀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DC 측은 올해의 구원투수 격으로 ‘원더우먼’을 준비하고 있다. 올 6월 개봉 예정인 ‘원더우먼’(감독 패티 젠킨스)이다.

‘원더우먼’은 다이애나가 원더우먼이 되기 전, 아마존 왕국의 공주였고 무적의 전사로 훈련받았던 과정을 그린다. 감춰진 파라다이스 에서 나고 자란 다이애나는 미국인 파일럿이 해안에 추락하면서 바깥세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대규모 분쟁을 알게 됐다.
이후 다이애나는 자신만이 그 분쟁을 멈출 수 있다는 것을 체감하고 아마존 왕국을 떠난다. 인간들과 힘을 합쳐 싸우던 다이애나는 자신의 뛰어난 능력을 발견하고 정체성과 사명감에 대해서도 깨닫게 되는 이야기를 담는다.
그러나 배트맨과 슈퍼맨이 대결하는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이하 배대슈)가 지난해 흥행을 하지 못했다. 개봉 2주차부터 엄청난 하락세를 보이면서 최종적으로 전 세계 흥행 수익 8억 달러(한화 9332억 원)를 돌파, BP(손익분기점)를 간신히 넘기는데 그쳤다. 작품성에 대한 찬반이 갈리는 평가를 받으며 평단으로부터 혹평을 받았다.
‘배대슈’에서도 배우 갤 가돗이 원더우먼 역을 맡으며 배트맨과 슈퍼맨을 받쳐주는 인물로소개된 바 있는데 ‘원더우먼’을 통해서는 단독으로 전면에 나서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전과 달리 기대가 되지 않는다는 반응이 우세하고 있다.
미국 매체 야후는 최근 “DC 내부 소식에 따르면 ‘원더우먼’이 만큼 엉망이라고 한다”고 보도했다. 또 다FMS 한 관계자도 “‘원더우먼’에 대해 매우 기대를 하고 있었는데 DC에 계신 분이 ‘배대슈 만큼이나 엉망’이라고 하더라”고 귀띔했다. 이는 ‘배대슈’에서 지적됐던 문제가 ‘원더우먼’에서도 반복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마블의 슈퍼히어로들이 현실을 직시하고 자신의 힘으로 어려움을 극복하려한다면, DC의 히어로들은 여전히 부모 세대의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의존하는, 촌스러움을 지나고 있다. 현대인들의 정서를 반영한 영웅으로 이젠 변모해야할 때이다.
사실 DC의 위기론은 이전부터 제기돼왔다. 문제가 불거진 가장 큰 이유는 의사 결정자 측면에서 사공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원작, 기획, 제작, 연출 등 각 분야의 결정자가 모두 분리돼 있어 의견을 하나로 모으는 데 충돌이 많다고.
현재 경쟁사들이 바짝 추격하고 있다. DC가 늘 최고의 자리를 지키고 있었지만 점점 간극이 줄어 언제 밀릴지 모르는 상황이다.
DC 측은 작품성과 흥행성은 동시에 만족시키는 작품을 내놓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근거 없는 자신감일 수도 있겠으나 새해를 맞이한 DC의 마음가짐을 보면 그들의 바람을 믿고 싶다.
좀 더 세밀하게 집중한 각본과 연출력, 빈틈 없는 CG 등의 기술력으로 다시 한 번 비상하는 작품을 탄생시키길 기대해본다./ purplish@osen.co.kr
[사진] 배트맨 대 슈퍼맨 빛 원더우먼 스틸 이미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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