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이 하면 다르다’, 르노삼성의 다시 절실한 도전 ‘해치백’
OSEN 강희수 기자
발행 2017.01.18 16: 43

 ‘그들이 하면 다르다.’
매우 특별한 말이라고 생각했다. 대단한 능력을 지닌 집단이어야 이 표현이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 특별한 수사(修辭)를 르노삼성자동차에 붙이게 됐다. 그들이 하면 ‘달라지는 결과’는 능력에 좌우되는 게 아니라 절심함에서 우러난다는 사실을 르노삼성자동차 스스로가 깨달았고, 또 깨우쳐 줬기 때문이다.
르노삼성자동차는 지난 2016년을 시작하면서 ‘절치부심, 권토중래’를 입버릇처럼 되뇌었다. 르노삼성의 명운을 쥔 ‘SM6’ 출시행사장에서 분위기를 압도한 문구도 바로 ‘절치부심, 권토중래’였다. 절실함에서 비롯 된 열정은 상품성으로 현화 됐고, 왜곡 없이 소비자들의 마음을 파고들었다.

박동훈 르노삼성자동차 대표는 18일, 서울 중구 쉐스틴 조선호텔에서 신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절실함으로 뛰었던 2016을 되돌아 보며 “재기의 원년으로 삼고 싶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없던 중형 세단, SM6의 성공을 발판으로 르노삼성자동차는 지난 해 내수 11만 1,101대, 수출 14만 6,244대, 도합 25만 7,345대라는 괄목할 만한 성과를 달성했다. 2015년 대비 12% 늘어난 성장이다. SM6의 성공적인 론칭에서 얻은 자신감은 작년 후반기 QM6로 이어졌다. 
벼랑 끝에서 희망의 끈을 붙든 르노삼성자동차는 2017년에는 내수 12만 대, 수출 14만 대, 도합 27만 대를 목표로 세웠다. 2010년의 역대 최다 연간판매 기록인 27만 1,479대를 넘어서겠다는 각오다.
박동훈 사장은 르노삼성자동차가 다시 일어설 수 있었던 요인을 “절실함”과 “차별화”에서 찾았다. 아무리 절실한 마음이 있어도 소비자들의 마음을 끄는 새로움이 없다면 성공은 불가능하다. 그래서 SM6와 QM6는 기존 시장에는 없던 그 무엇을 파고 들었다. SM6는 사이즈만 중형이던 종전 시장에 ‘고급스러운 디자인’과 ‘운전의 재미’의 개념을 들고나와 소비자들에게 어필했고, QM6는 오프라인용이 아닌, ‘안전을 위한’ 4륜구동의 개념을 내세워 성공했다.
그런 르노삼성자동차가 2017년 목표로 ‘해치백 시장 개척’을 세웠다. 우리나라 소형 SUV 시장을 연 QM3처럼 유럽의 르노자동차 공장에서 생산 된 ‘클리오’를 들여와 판매하기로 했다. 박동훈 사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상반기 중으로 월드 베스트셀링카인 클리오를 들여오겠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르노자동차의 1.5리터짜리 가솔린 또는 디젤 엔진을 얹은 해치백 ‘클리오’는 유럽에서는 상품성을 검증 받은 차다. 1990년 선을 보인 이후 세계적으로 1,200만대가 팔렸다.
문제는 시장이 ‘대한민국’이라는 데 있다. 우리나라는 ‘해치백의 무덤’으로 익히 알려져 있다. 국산 브랜드가 생산해 낸 해치백 모델은 백전백패, 시장 장악에 실패했다.
이 같은 우려에 박동훈 대표는 “해치백은 안 된다고 하는 것도 결국 절실함의 차이다. 지금까지 국산 브랜드들이 해치백을 내 놓고, 제대로 시장을 파기나 했나? 신차를 내놓을 때 반짝 분위기를 띄운 거 말고 꾸준히 광고라도 하는 거 봤나?”라고 반문했다. 
박 대표는 덧붙여 “우리는 남들이 안된다고 생각했던 것들을 이미 많이 이뤄 놓았다. SM5에 디젤 모델을 도입해 선구적인 역할을 했고, QM3는 소형 SUV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우리나라에 해치백이 안 통한다고 하지만 수입차 중에서는 성공한 모델이 있지 않느냐. 당장 판매 목표를 제시하지는 않겠지만 해 보지도 않고 지레 굴복하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국내 시장 안착에 성공한 수입차는 폭스바겐 골프를 일컫는다.
르노삼성자동차는 올해 SM6와 QM6의 인기를 지속적으로 유지해 나가면서, 판매 네트워크를 현재 197개소에서 250개소로 늘려 서비스망을 확충할 계획이다. 기존 제품은 상품성을 강화하고 신차 출시로는 라인업을 강화해 나갈 생각이다. 
해치백 시장 개척은 곧 2017년 르노삼성자동차 목표 달성의 요체가 되는 셈이다. ‘해치백의 무덤’이라지만 르노삼성차가 한다니 다시 한번 눈길이 가는 세그먼트가 또한 해치백이다. 이름을 잘 기억해 두자. ‘클리오’다. /100c@osen.co.kr
[사진] 신년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는 박동훈 르노삼성자동차 대표. 아래 사진은 SUV 모델 QM6 옆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박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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