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화랑' 박형식, 고아라 빼고 다가진 슬픈 남자
OSEN 박현민 기자
발행 2017.01.18 06: 39

 '화랑' 속 박형식은 슬프다. 얼굴 없는 왕으로 오랜 시간을 숨어지냈던 것도 버텼던 그였지만, 가진 것을 몽땅 걸고 지켜내고 싶은 한 여자에게 사랑받지 못한다.
지난 17일 방송됐던 KBS 2TV 월화드라마 '화랑'(극본 박은영, 연출 윤성식 김영조) 10회에서는 아로(고아라 분)가 삼맥종(박형식)이 진흥왕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제껏 왕의 얼굴을 본 자는 모두 죽임을 당해왔기에, 아로 역시 죽음의 위기에 처한 것은 예측됐던 결과다. 지소(김지수)의 정인이던 안지공(최원영)의 딸이라는 사실도, 이를 막진 못했다.
결국 아로를 마음에 품고 있던 삼맥종이 직접 나섰다. 지소에게 반기를 든다는 것, 왕의 얼굴을 아는 이를 살려주는 일이 위험한 일이라는 것을 알면서 기꺼이 칼을 뽑았다. 이후 자신도 곤란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는 것을 파오(유재명)의 경고로 알았지만, 아로를 향한 마음은 그것을 가뿐히 넘어섰다. 이후 파로에게 아로를 지킬 것을 명령하기도 했다.

삼맥종은 현재 진짜 신분을 감추고 지뒤라는 화랑으로 생활하고 있지만, 사실은 신국에서 모든 것을 다 가지고 있는 남자다. 신라의 유일한 성골이요, 현재 왕의 신분이라는 것 이외의 설명은 귀찮을 정도. 아로를 구해낼 때 "너의 주군이다. 꿇어라"라고 외치는 모습은 한동안 잊고 있던 삼맥종의 위엄을 다시금 떠올리게 만들었던 장면이다.
아로에게 직진 고백은 이미 수도 없이 했다. 게다가 신라의 왕이라는 '넘사벽' 신분까지 밝혔는데, 아로의 마음이 향한 곳은 삼맥종이 아니다. 잠시 친오빠로 여겼던 선우(박서준)가 사실은 죽은 오빠의 친구라는 사실을 알고 좋아했던 감정을 주체하지 못했다. 결국 말을 타다 쓰러진 선우에게 인공호흡을 하다 마음을 고백, 선우의 화답 키스로 서로의 마음을 확인했다.
이제 안쓰러운 것은, 삼맥종의 몫이다. 자신의 중요한 것을 내걸고 지킬만한 가치가 있는, 왕의 존재를 아는 단 한 명의 존재 아로에 설레어 하는 삼맥종은, 자신의 눈앞에서 연심을 품게 된 두 사람을 한꺼번에 봐야하는 상황이다. 당분간 비밀이 유지되겠지만, 언젠가는 선우-아로의 사이를 알게될 게 분명한 터.
모든 것을 다 가졌지만, 오직 딱 하나, 아로의 마음을 갖지 못한 삼맥종이야말로, 어쩌면 세상에서 가장 '슬픈 남자' 아닐까. 그래도 스무살을 낮춰 나이를 속여 낭두로 들어올 만큼 초동안으로 보이는(?) 파로 아재가 곁에 달라붙어 있다는 건 좀 다행이다. / gato@osen.co.kr
[사진] '화랑'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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