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구다언]'불법선거' 논란보다 축구계 화합이 중요하다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7.01.17 15: 50

신문선 교수가 패배를 인정했다. 또 새로운 각오도 밝혔다. 하지만 분명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는 남았다.
신문선 교수는 지난 16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차기 프로축구 연맹 총재 선거에서 단독으로 입후보해 전체 대의원 23명 중 5표를 얻었다.
낙선한 뒤 신 교수는 "단독 후보로 신임 여부를 묻는 선거였지만 등록하지 않은 후보와 싸웠다"면서 "불법 선거 운동은 역사에 영원히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문선 교수는 불법 선거 운동에 관해 "권오갑 (현) 총재 측이 4년간 150억 원을 내겠다고 대의원을 찾아다니며 입후보한 후보를 떨구려 했다"며 "그 책임을 지키는지 눈을 크게 뜨고 지켜보겠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인 내용을 묻는 말에 신 교수는 "(권오갑 총재 측이) 선거를 앞두고 대의원에게 가서 등록 후보가 150억 원을 확보할 수 있겠느냐는 말을 했다"라고 말했다.
단독으로 입후보한 자신에 대한 신임을 묻는 것이 아닌 대결구도가 이뤄진 것과 스폰서 비용을 가지고 선거에 이용했다는 것이 불법적인 선거라고 주장한 것이다.
물론 신 교수는 불법 선거라는 이야기를 내놓은 뒤 학교로 돌아가 연구에 매진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또다른 의혹을 제기한 상황이기 때문에 냉철한 판단이 필요하다. '불법선거'  주장은 축구인 출신인 신문선 교수 스스로 자가당착에 빠진 것과 같다.
신문선 교수는 선거를 준비하면서 축구인의 화합을 강조했다. 그런데 부정선거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구체적인 증거를 내놓지 않았다. 낙선 후 가진 기자회견서 신 교수는 입후보하지 않은 후보가 구체적인 제시를 했다는 이야기에 대한 증거가 있냐는 질문을 받았다.
신 교수는 이 질문에 대해 "대의원들이 이야기를 한다. 정말 바뀌어야 한다. 부정선수를 집어넣고 게임을 하면 어떻게 하나"고 설명했다. 그러나 본질적인 대답과는 거리가 멀다. 신문선 교수가 말한 내용이 사실이고 증거가 있다면 법률적인 대응도 가능하다.
가뜩이나 이번 선거로 프로축구계가 흔들린 상황에서 불법 선거 논란이 생긴다면 파장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패자의 변명으로 받아 들이기에는 내용이 민감하다. 구체적인 증거 없이 펼치는 일방적 주장이라고 억울함과 불쾌함을 감추지 않고 있는 이들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 교수는 다음 행보를 이어가지 않고 연구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선거 결과를 당당히 받아 들인다. 하지만 패배하지 않았다. 이번 선거를 통해 현재 프로축구가 처한 서글픈 현실을 더 잘 알게 되었고 제시된 프로축구가 나아갈 방향에서도 큰 틀에서 공감을 얻었다"고 말하면서 선거로 얻은 성과에 대해 설명했다.
또 "이번 선거는 앞으로 한국프로축구가 민주화되고 개혁을 시도하는 데 중요한 밑거름이 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신 교수는 자신이 한 말처럼 현재의 불법이 아닌 프로축구의 개혁을 지켜보고 새로운 목소리를 내면 된다. 선거는 분명하게 마무리 됐고 더이상 나올 의혹은 없기 때문이다. 선거는 끝났고 이제부터는 불법선거 의혹이나 논란보다는 축구계 전체가 화합해서 발전을 도모할 때다. / 10bird@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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