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도민 구단이 지지 기반이 될 것으로 믿었다. 그러나 시·도민 구단의 생각은 그렇지 않았다.
신문선(59) 전 성남 FC 대표의 도전이 실패로 끝났다. 프로축구연맹 총재 선거에 단독 출마한 신문선 전 대표는 16일 실시한 제 11대 총재 선거에서 낙선했다. 신문선 전 대표는 투표권이 있는 대의원 23명 중 5명으로부터 찬성표를 얻는 데 그쳐 고배를 마셨다.
선거 직전 신 전 대표는 정견 발표를 통해 자신의 반대 편에 있는 대의원들의 마음을 돌리려 노력했다. 그는 "선거 운동 기간 동안 여러 대의원들과 이야기를 통해 프로축구에 대한 개혁이 시작됐음을 확신했다. 프로축구의 가치를 올려 새로운 프로축구로 바꾸겠다"고 말했다.
신문선 전 대표의 주타깃은 시·도민 구단이었다.
신 전 대표는 "충주, 고양과 같은 팀이 나오지 않도록 모두 고민해야 한다. 수익 분배를 모든 구단이 함께 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가고자 한다. 나도 1년 동안 성남에 있었다. 돈이 없으니 선수를 못 사고 마케팅도 하지 못했다. 분배금을 부자 구단보다 적게 받으면서 빈부 격차는 커졌다"고 말했다.
이어 "전북과 울산 같은 형님 구단들께는 죄송하다. 그런데 그 밑에 동생 구단들은 당장 죽게 생겼다. 재정 상태가 좋아질 때까지 조금만 배려, 양보를 해주신다면 우리는 모두 함께 갈 수 있다. 정치에서 자유로울 수 있도록 우리가 함께 정책적으로 도와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시·도민 구단이 신문선 전 대표의 주장에 모두 공감한 것은 아니다. 찬성표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11개의 시·도민 구단이 투표권을 갖고 있지만 신문선 전 대표의 총재 신임을 지지하는 표는 5장에 그쳤다. 이마저도 모두 시·도민 구단에서 나온 표라고 단정할 수 없다.
그렇다면 왜 시·도민 구단은 신문선 전 대표의 주장에 공감하지 못했을까.
시·도민 구단의 투표권을 행사한 한 관계자는 "신문선 전 대표가 처음부터 편가르기를 했다고 생각한다. 기업 구단에 대한 악감정이 없는데, 마치 기업 구단과 시·도민 구단이 대립하는 듯한 분위기를 형성했다. 처음부터 노선을 잘못 잡았다고 생각한다"며 반대표를 행사했음을 암시했다.
다른 관계자도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는 "정견 발표를 듣고 결정하려 했다. 구체적인 방안 등을 듣고 싶었다. 그러나 크게 와 닿는 부분이 없었다"며 "신문선 전 대표가 강조한 혁신과 변화의 필요성은 느끼고 있다. 그러나 신문선 전 대표가 혁신과 변화의 적임자일 것이라는 확신은 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K리그는 기업 구단은 물론 시·도민 구단들의 것이 아니다. 기업 구단과 시·도민 구단이 협력해 키워나가야 할 무대다. 그러나 신문선 전 대표는 총재 출마 선언 이후 일부 대의원에 대한 포기 발언을 했다. 이런 발언을 접한 다른 대의원들은 통합보다 분열의 가능성을 더욱 높게 봤다. 결국 신문전 전 대표는 총재가 되기 위해 필요했던 기업 구단의 표는 물론 지지 기반이 됐어야 할 시·도민 구단의 마음도 사로 잡지 못했다. /sportsher@osen.co.kr
[사진] 곽영래 기자=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