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com 선정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린' 트레이드 ②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01.17 06: 41

[OSEN=최익래 인턴기자] 트레이드의 승자를 발표 직후부터 예측할 수 있다면 ‘바보 같은 거래’를 하는 팀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바로 그 점이 트레이드 시장의 묘미 아닐까?
MLB.com은 16일(이하 한국시간) ‘공정해보였지만 강탈이 된 10개의 트레이드’라는 제목의 칼럼을 게재했다. 이 매체는 지난 5년간의 트레이드를 대상으로 발표 당시에 ‘윈윈 트레이드’처럼 보였지만 결과를 보면 한 팀에게는 ‘역대급 신의 한 수’, 다른 한 팀에게는 눈물을 자아낼 만큼의 실수가 된 사례를 소개했다. 애리조나(엔더 인시아테, 댄스비 스완슨, 에런 블레어)와 애틀랜타(쉘비 밀러)의 트레이드처럼 발표 직후부터 뻔한 결말이 예측됐던 트레이드는 후보에서 제외했다. 그때는 맞았지만 지금은 틀렸다고 평가받는 트레이드 10선이다.
#2013년 7월 3일

볼티모어(제이크 아리에타, 페드로 스트롭+현금) ↔ 시카고 컵스(스티브 클레빈저, 스캇 펠드먼)
댄 듀켓 볼티모어 단장이 남긴 최악의 트레이드 중 하나로 꼽히는 거래다. 반면 테오 엡소타인 컵스 단장은은 또 한 번 ‘의문의 1승’을 거뒀다. 당시만 해도 “컵스는 볼티모어의 현금을 노리고 트레이드를 단행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트레이드의 핵심이었던 아리에타가 볼티모어에서 4년간 20승25패 평균자책점 5.46으로 성장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트레이드는 아리에타에게, 그리고 컵스에게 전환점이 됐다. 아리에타는 컵스 유니폼을 입고 3시즌 반 동안 98경기에 나서 54승21패 평균자책점 2.52로 활약하고 있다. 든든한 에이스를 앞세운 컵스는 2016년, 염소의 저주를 깨는 데 성공한다. 스트롭 역시 불펜의 주축으로 활약하고 있다. 반면 볼티모어 유니폼을 입은 클레빈저는 트레이드로 시애틀 유니폼을 입었으며 펠드먼은 FA 자격을 얻어 휴스턴으로 떠났다.
#2013년 12월 11일
시카고 화이트삭스, LA 에인절스, 애리조나의 삼각 트레이드
화이트삭스는 지난 시즌 종료 후 유망주 세 명을 받는 대가로 이튼을 워싱턴으로 트레이드했다. 이튼은 2014년부터 3년간 433경기에서 타율2할9푼 출루율 3할6푼2리 29홈런 150타점을 기록했다.
화이트삭스 입장에서는 이튼 트레이드로 3년을 쏠쏠히 누렸기 때문에 리빌딩 모드로 유망주들을 데려올 수 있었다. 특히 이튼의 반대급부 세 명 중 한 명인 루카스 지올리토는 지난해 7월 발표된 베이스볼아메리카(BA) 유망주 랭킹 전체 4위, 투수 1위를 차지한 특급 유망주다.
#2014년 7월 6일
오클랜드(애디슨 러셀, 댄 스테일리, 빌리 맥키니+현금) ↔ 컵스(제이슨 하멜, 제프 사마자)
오클랜드는 ‘현재’ 하멜과 사마자를 영입하기 위해 ‘미래’ 러셀을 내줬다. 우승 도전을 위한 행보였다. 오클랜드에서 반 시즌을 뛴 사마자는 16경기 출장해 5승6패 평균자책점 3.14를 기록했다. 그러나 오클랜드가 에인절스에 밀려 지구 2위에 머무르며 트레이드 균형추는 컵스 쪽으로 기울었다. 오클랜드 다행히도 사마자를 화이트삭스로 보내며 ‘27홈런’ 유격수 마르커스 세미엔을 데려올 수 있었다. 손해를 줄인 셈이다.
한편 엡소타인 단장은 또 한 번 웃었다. 하멜은 정확히 반 시즌만 오클랜드에서 뛴 뒤 컵스로 돌아와 지난해 팀 우승에 기여했다. 그리고 올해 23살인 러셀은 2015시즌부터 팀의 주전 유격수를 맡아 ‘대형 스타’가 될 자질을 뽐내고 있다.
#2014년 12월 9일
LA 다저스(맷 켐프, 팀 페데로위츠+현금) ↔ 샌디에이고(야스마니 그랜달, 조 윌랜드, 잭 애플린)
이 트레이드의 중심이었던 켐프는 지난해 35홈런 기록했고 그랜달은 타율 2할2푼8리에 머물렀다. 이렇게만 따지면 명백히 다저스의 손해다.
하지만 그랜달은 타율 너머 ‘보이지 않는 뭔가’가 있는 선수다. 그랜달은 다저스 이적 후 2시즌 동안 241경기에서 타율 2할3푼1리 출루율 3할4푼6리 장타율 0.442를 기록했다. 타율은 켐프보다 낮지만 출루율은 높았고 장타율은 못지않았다. 게다가 ‘피치 프레이밍’을 앞세운 그랜달은 포지와 더불어 리그 최고의 ‘수비형 포수’로 꼽힌다. 반면 켐프는 수비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으며 지난해 중반 애틀랜타로 트레이드됐다. 기록지에는 보이지 않는 무언가는 야구를 바꾸고 있다. 이 트레이드는 그 증거다.
#2015년 12월 3일
시애틀(마크 트럼보, C.J. 리펜하우저) ↔ 볼티모어(클레빈저)
볼티모어는 포수 3옵션 클레빈저를 시애틀에 내주는 대신 ‘47홈런 타자’ 트럼보와 불펜 유망주 리펜하우저를 손에 넣었다. 이는 2015시즌 시애틀 시절 트럼보가 96경기 13홈런에 그쳤기 때문에 성사된 트레이드다. 이번 오프 시즌 볼티모어의 퀄리파잉 오퍼를 거절하고 결별을 선언한 트럼보가 만일 타 팀과 FA 계약을 맺는다면 볼티모어는 높은 순위의 유망주를 대가로 받게 된다. 클레빈저 하나로 얻었다고는 믿기 힘든 성과들이다.
[사진 위] 제이크 아리에타. [아래] 야스마니 그랜달. ⓒAFPBBNews = News1(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