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com 선정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린' 트레이드 ①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01.17 06: 40

[OSEN=최익래 인턴기자] 트레이드의 승자를 발표 직후부터 예측할 수 있다면 ‘바보 같은 거래’를 하는 팀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바로 그 점이 트레이드 시장의 묘미 아닐까?
MLB.com은 16일(이하 한국시간) ‘공정해보였지만 강탈이 된 10개의 트레이드’라는 제목의 칼럼을 게재했다. 이 매체는 지난 5년간의 트레이드를 대상으로 발표 당시에 ‘윈윈 트레이드’처럼 보였지만 결과를 보면 한 팀에게는 ‘역대급 신의 한 수’, 다른 한 팀에게는 눈물을 자아낼 만큼의 실수가 된 사례를 소개했다. 애리조나(엔더 인시아테, 댄스비 스완슨, 에런 블레어)와 애틀랜타(쉘비 밀러)의 트레이드처럼 발표 직후부터 뻔한 결말이 예측됐던 트레이드는 후보에서 제외했다. 그때는 맞았지만 지금은 틀렸다고 평가받는 트레이드 10선이다.
#2011년 7월 31일

텍사스(크리스 데이비스, 토미 헌터) ↔ 볼티모어(우에하라 고지)
월드시리즈 우승에 도전했던 2011년의 텍사스는 트레이드로 우에하라를 데려와 뒷문을 강화했다. 그러나 우에하라는 한 시즌 반 동안 59경기만 출장해 54이닝을 던지는 데 그쳤고 2012시즌이 끝난 뒤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어 보스턴으로 이적했다. 정작 보스턴 이적 후 예전의 모습을 되찾은 우에하라는 텍사스의 속을 쓰리게 만들었다.
반면, 우에하라의 반대급부로 볼티모어에 온 데이비스는 6년간 774경기에서 199홈런을 기록하며 유망주의 알을 깼다. 볼티모어 이적 초반까지 선발로 뛰던 헌터는 2013년 불펜투수로 변신에 성공했고 볼티모어에서 6시즌 224경기 출장해 407이닝을 소화했다.
#2011년 12월 9일
시카고 컵스(DJ 르메이유, 타일러 콜빈) ↔ 콜로라도(이안 스튜어트, 케이시 위터스)
2011시즌 후 컵스 3루수 아라미스 라미레스는 9년간의 시카고 생활을 청산했다. 컵스는 이안 스튜어트를 대체자로 낙점했다. 2011년 48경기에서 0홈런 6타점에 그친 스튜어트였지만 2008년부터 3년간 매년 두 자리 수 홈런을 때려낸 것을 감안해 베팅한 셈이었다. 그를 데려오기 위해 컵스는 유망주 둘을 내줬다.
반전은 없었다. 스튜어트는 2012년 55경기에서 타율 2할1리, 5홈런, 17타점에 그쳤고 그것이 컵스에서의 마지막이었다. 반면 콜로라도로 떠난 르메이유는 5년간 635경기에서 타율 3할1리, 출루율 3할5푼3리, 장타율 0.403을 기록했다. 심지어 FA까지 2년을 더 남겨두고 있다.
#2012년 1월 7일
샌디에이고(앤서니 리조, 잭 케이츠) ↔ 컵스(앤드류 캐시너, 나경민)
리조는 2011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했지만 49경기에서 타율 1할4푼1리에 허덕이며 실망을 안겼다. 아무리 그렇다 해도 샌디에이고의 포기는 너무 빨랐다. 리조는 컵스 이적 직후인 2012년, 15홈런으로 가능성을 선보이더니 2015년부터 2년 연속 30홈런-100타점 고지를 넘어섰다. 컵스가 ‘염소의 저주’를 깨는 첫 걸음으로 리조의 영입을 꼽는 전문가가 많다. 물론 캐시너 역시 샌디에이고에서 5년간 꾸준히 선발진을 지켰지만 608⅔이닝 28승43패 평균자책점 3.67은 리조의 맹활약에 비해서는 다소 아쉽다.
#2012년 8월 1일
텍사스(카일 헨드릭스, 크리스티안 비야누에바) ↔ 컵스(라이언 뎀스터)
이번에도 컵스의 ‘거상 본능’이 빛을 발한 사례다. 컵스는 2012년, 테오 엡스타인 단장이 부임한 뒤 대부분의 트레이드에서 재미를 봤다. 앞서 언급한 르메이유 트레이드는 엡스타인 영입 이전이다. “그리 높은 재능이 보이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았던 헨드릭스는 2014년 ‘빅리그’를 처음 밟았다. 데뷔 시즌 13경기에서 7승2패 평균자책점 2.46으로 강한 인상을 남긴 그는 지난해 31경기에서 16승8패 평균자책점 2.13으로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투표 3위에 올랐다. 이래도 헨드릭스가 '그리 높은 재능이 보이지 않는' 선수일까?
반대급부 뎀스터는 어떨까? 2008년부터 4년간 컵스 소속으로 200이닝 이상 소화했던 뎀스터는 텍사스로 이적한 2012년 후반기, 단 12경기에서 69이닝 소화에 그쳤다. 그렇게 단 반 시즌만 텍사스에서 뛴 뒤 보스턴으로 팀을 옮긴 뒤 2013시즌이 끝나고 은퇴했다.
#2012년 12월 18일
토론토(노아 신더가드, 트레비스 다노, 존 벅, 윌머 베세라) ↔ 메츠(R.A. 디키, 마이크 니케아스, 조쉬 톨)
현시점에서 따져보면 ‘토르’ 신더가드를 손에 넣은 메츠의 우세다. 그러나 당시 여론은 그렇지 않았다. 2012년 너클볼 투수 최초로 사이영상을 받은 디키는 그해 겨울 연장 계약을 두고 메츠와 이견을 보였다. 메츠는 결국 ‘가장 가치 있을 때’ 디키를 내보냈다. 당시 전문가들은 “토론토가 단숨에 우승후보로 떠올랐다”고 평가했다. 한편, 토론토 팬들이 아까워했던 선수는 신더가드가 아니라 포수 유망주였던 다노였다.
토론토 유니폼을 입은 디키는 4년간 매년 30경기 이상 등판했고 총 49승 52패 평균자책점 4.05로 제 몫을 다하고 있다. 하지만 올해 43세 시즌을 맞이하게 된다. 반면 토론토 팬들조차 그다지 아까워하지 않던 신더가드는 2014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뒤 3년간 76경기 31승17패 평균자책점 2.92를 기록했다. 이제 막 28세가 된 그의 미래는 그야말로 창창하다. /ing@osen.co.kr
[사진 위] 크리스 데이비스. [아래] 카일 헨드릭스. ⓒAFPBBNews = News1(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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