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테마] EPL에 불어닥친 스리백 바람 무섭네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7.01.17 05: 25

스리백(three back) 바람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를 강타하고 있다.
EPL 2016-2017시즌의 화두는 스리백이다. 3명의 센터백을 두는 스리백은 각 2명의 센터백과 풀백을 기용하는 포백(four back)에 비해 현대 축구에서 중용되지 않는 수비 형태였다.
2014 브라질 월드컵을 기점으로 점차 추세가 바뀌고 있다. 칠레, 코스타리카, 멕시코 등 스리백을 가동하는 국가들이 선전하면서 스리백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EPL에도 스리백 바람이 한창이다. 선두 첼시와 2위 토트넘이 스리백으로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는 가운데 5위 맨체스터 시티, 7위 에버튼 등이 스리백으로 재미를 보고 있다.
▲ 13연승의 첼시...스리백의 힘
가장 핫한 스리백 팀은 이탈리아 출신 명장 안토니오 콘테 감독이 지휘하는 첼시다. 올 시즌 리그 13연승을 질주하며 단독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콘테 감독은 이탈리아 세리에A 명가 유벤투스와 '아주리 군단' 이탈리아 대표팀을 이끌면서 자신이 추구하는 '스리백' 축구를 완성형에 가깝게 만들었다.
첼시에서 재탄생됐다. 공수 양면에 빈틈이 없다. 21경기서 45득점 15실점을 기록했다. 최다 득점 3위, 최소 실점 2위, 득실차 1위에 오르며 EPL 20개 구단 중 가장 균형 있는 팀이 됐다.
첼시의 잘 나가는 비결은 간단하다. '이적생' 다비드 루이스와 은골로 캉테가 수비에서 중심을 잡고, 좌우 윙백 마르코스 알론소와 빅터 모세스가 자유자재로 공수를 넘나든다. 에뎅 아자르와 페드로 로드리게스가 측면에서 지원사격하고, 디에구 코스타가 마무리하는 식이다.
첼시의 위력은 기록으로도 여실히 나타난다. 13연승 하는 동안 지난 시즌 디펜딩 챔프 레스터 시티를 3-0으로 완파한 것을 비롯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4-0), 에버튼(5-0), 토트넘(2-1), 맨체스터 시티(3-1) 등 강호를 연파했다.
▲ 스리백으로 후보로 밀려난 손흥민
손흥민의 소속팀인 토트넘도 스리백을 사용한다. EPL 9월의 선수에 선정되는 등 시즌 초반 팀의 에이스로 활약했던 손흥민이지만, 새해 들어 스리백 전술적 활용도에서 밀리며 벤치를 달구는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토트넘 감독이 내세우는 스리백의 핵심은 좌우 윙백인 대니 로즈와 카일 워커 그리고 손흥민의 경쟁자인 크리스티안 에릭센과 델레 알리다.
로즈와 워커는 공격적인 측면 수비수다. 토트넘이 추구하는 공격적 스리백의 중심이다. 마치 윙어처럼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해 양질의 크로스를 올리고, 본업인 수비에도 충실하다. 로즈는 리그에서 2골 2도움, 워커는 5도움을 기록 중이다.
에릭센과 알리도 빼놓을 수 없다. 최전방 공격수 해리 케인의 바로 뒤에 위치하는 둘은 공격적인 재능을 마음껏 과시하고 있다. 에릭센은 5골 8도움(공동 2위), 알리는 10골(8위) 2도움을 올리며 토트넘의 앞선을 이끌고 있다. 에릭센과 알리의 활약으로 손흥민은 뛸 자리가 없다
▲ 맨시티 집어삼킨 에버튼
지난 16일(한국시간) EPL 21라운드서 누구도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왔다. 에버튼이 안방에서 우승후보 맨시티를 4-0으로 대파했다. 올 시즌 가장 큰 이변 중 하나였다.
에버튼의 대승 비결은 스리백이었다. 로날드 쿠만 에버튼 감독은 '대어' 맨시티를 잡기 위해 라미로 푸네스 모리-애슐리 윌리엄스-메이슨 홀게이트 '스리백' 카드를 꺼내들었다. 좌우 윙백으로는 레이턴 베인스와 시무스 콜먼을 내보냈다.
대성공이었다. 에버튼은 수세 시 베인스, 모리, 윌리엄스, 홀게이트, 콜먼이 톱니바퀴 같은 조직력을 자랑하며 짠물수비를 뽐냈다. 최전방 공격수 로멜루 루카쿠를 제외한 필드 플레이어 9명 모두 수비에 적극 가담했다.
루카쿠와 케빈 미랄라스를 위시한 역습은 시종일관 맨시티의 뒷마당을 위협했다. 간결한 패스로 공격 작업의 속도를 높여 상대 수비진이 정비되기 전 허점을 파고들었다.
EPL에 불어닥친 스리백 바람은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doly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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