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게 됐다. 프리미엄 수입차 시장에서 1, 2위를 다투는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가 우리나라 통신시장 1, 2위를 다투는 기업과 짝짓기를 했다. 연합 전선의 테마는 미래 자동차 산업의 핵심 화두인 ‘연결성’(커넥티비티)’이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16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연 2017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최고의 통신 기업인 KT와 함께 최초의 진정한 커넥티드 카 서비스 패키지를 개발할 계획이다”고 발표했다.
커넥티드 카는 미래 자동차 산업의 근간이다. 미래 도로를 지배하게 될 자율주행차는 차대 차, 차대 도로, 차대 사물간의 끊임없는 정보 교환을 기반으로 구축 된다. 상호간의 연결성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경우, 프로그래밍 되지 않는 상황에 대처하지 못하는 (자율주행)차는 커다란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
따라서 미래의 도로를 자율 주행하는 차는 하나의 거대한 통신 덩어리라고 볼 수 있다. 미래 자동차 산업에서 통신 및 IT 기업들의 구실이 커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지난 해 우리나라 수입차 시장은 물론이고, 글로벌 프리미엄 자동차 시장에서도 베스트셀링 브랜드로 등극한 메르세데스-벤츠가 우리나라에서는 커넥티드카 핵심 파트너로 KT를 선택했다.
그런데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KT와의 협업 계획을 발표하면서 ‘최초의 진정한’이라는 군더더기 달린 수식어를 붙였다. 프리미엄 수입차 브랜드 ‘최초의’ 커넥티드카 파트너십은 작년에 이미 먼저 체결한 팀이 있기 때문이다.
벤츠와 더불어 프리미엄 자동차 시장 양대 산맥을 이루고 있는 BMW가 SKT와 더불어 작년 11월, 5세대 무선통신 커넥티드카 기술 연구 분야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양사는 인천 영종도에 있는 BMW 드라이빙 센터에서 기술 시연회까지 열었다. BMW코리아와 SK텔레콤은 2020년 상용화를 앞두고 있는 5G 무선통신 기술을 차에 적용해, 실제 자동차 주행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는 연구를 시작했다.
사실상 선수를 빼앗긴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SKT와 국내 통신시장의 한 축을 이루고 있는 KT와 손잡고, 우리나라의 자율주행 환경에 대응하기로 했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는 자세한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 디미트리스 실라키스 사장은 “이 분야는 다음에 따로 시간을 마련해 설명하는 기회를 갖겠다”고만 했다.
업계에서는 ‘벤츠-KT’ 연합체도 ‘BMW-SKT’ 연합체 수준의 커넥티드카 기술 협력과 연구가 이뤄지지 않겠느냐는 전망을 하고 있다. 사실상 이 분야에서는 엄청난 기술적 진보는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며, 기술 개발 자체보다는 실제 생활에 얼마나 안정적으로 적용하고, 운영하느냐에 달린 문제이기 때문이다. 프리미엄 수입차 상위 랭커들이 우리나라 통신사 대표주자들과 함께 풀어갈 미래 자율주행차 환경이 점점 흥미를 더해가고 있다. /100c@osen.co.kr
[사진] 16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신년 기자 간담회에서 지난 해의 성과와 올해의 계획을 발표하고 있는 디미트리스 실라키스 사장. 벤츠 코리아는 지난 해 우리나라 시장에서 19.9%라는 엄청난 성장률을 보였고, 5만 6,343대를 판매해 수입차 최초의 연간 5만 대 판매 돌파라는 새 역사를 썼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