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기대 이상의 선전을 이어가고 있는 우리카드지만 김상우 감독은 하나의 고민이 있었다. 바로 팀의 좌우 쌍포를 이루는 크리스티안 파다르와 최홍석의 동반 폭발 문제였다.
파다르는 올 시즌 득점 부문에서 2위에 올라있다. 최홍석도 몸 상태가 들쭉날쭉한 상황에서도 54.86%의 높은 공격 성공률을 기록하고 있었다. 두 선수 모두 비교적 선전하고 있는 셈. 그리고 김 감독은 “올 시즌 두 선수가 한꺼번에 좋은 활약을 펼친 경기가 별로 없다. 파다르가 잘하고 있지만 경기 초반에 부진한 경우도 있었다”고 아쉬워했다.
실제 파다르의 공격을 상수로 둔다면, 우리카드는 왼쪽 날개가 사는 경기에서 매우 높은 승률을 기록했다. 최홍석이 잘하는 날도, ‘조커’인 나경복이 잘하는 경기도 있었다. 하지만 막히는 날에는 고전하기 일쑤였다. 우리카드가 봄배구에 진짜 도전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였다.
이를 고려하면 두 선수의 동반 폭발이 절실한 우리카드였다. 15일 경기가 자신들의 자리를 호시탐탐 노리는 5위 삼성화재와의 경기였다는 점, 이날 이기면 3위 자리에 올라설 수 있다는 점, 그리고 팀명을 우리카드로 바꾼 뒤 최다 연승 기록 도전(종전 3연승)의 한 판이라는 점에서 그랬다. 그리고 쌍포가 이런 기대에 부응하며 세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우리카드는 15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삼성화재와의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1로 이기고 4연승의 휘파람을 불었다. 우리카드 창단 후 첫 4연승이자, 멀게만 느껴졌던 3위 자리에 오르는 순간이었다. 모든 선수들이 제 몫을 하기는 했지만 파다르와 최홍석의 좌우 날개가 돋보였다. 파다르는 32점, 최홍석은 14점을 올리며 날개 싸움에서 완승을 거뒀다.
직전 경기인 현대캐피탈전에서 극도로 부진(1득점·공격 성공률 16.67%)했던 최홍석이었다. 그러나 김상우 감독은 “현대전보다는 컨디션이 좋다”고 믿음을 드러냈다. 그런 최홍석은 1세트에서 파다르를 대신해 팀 공격을 이끌었다. 2세트부터는 몸이 풀린 파다르가 힘을 보탰다. 2세트에서 두 선수는 나란히 6점을 올렸고 공격 성공률은 모두 80%가 넘었다. 날개로 찢어주기만 하면 백발백중에 가까웠다.
기세를 탄 우리카드는 3세트에서 파다르가 홀로 10점을 올리며 힘을 낸 끝에 역전에 성공했다. 4세트에서는 최홍석이 다소 부진하기는 했지만 파다르가 원맨쇼를 펼쳤다. 15-18에서 공격 2개, 그리고 블로킹 2개를 연달아 성공시키며 역전을 이끌어냈고, 이후에도 차분히 공격을 성공시키며 해결사 몫을 톡톡히 했다. /skullboy@osen.co.kr
[사진] 장충=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