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 타이스 덜 호스트(26·205㎝)와 우리카드 크리스티안 파다르(21·197㎝)는 올 시즌 리그에서 가장 강력한 득점력을 보여주고 있는 외국인 선수들이다. 타이스는 14일까지 710점을 올려 리그 득점 1위, 파다르는 570으로 2위를 달리고 있다.
그런 두 선수가 상위권 도약의 길목에서 부딪혔다. 15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양팀의 시즌 4라운드 경기였다. 이날 경기 전까지 우리카드는 승점 37점, 삼성화재는 승점 35점으로 나란히 4·5위를 기록 중이었다. 이날 승리자가 포스트시즌 진출 확정권인 3위 한국전력(승점 39점)과의 차이를 확 줄이거나 심지어 역전까지 할 수 있었던 상황이었다. 양팀 사령탑도 경기 전 이날 경기의 중요성에 대해 입을 모을 정도였다.
이 경기에서 우리카드는 세트스코어 3-1로 이겼다. 1세트를 내줬지만 내리 세 세트를 따내며 달라진 힘을 과시했다. 국내파 주공격수(최홍석 박철우)의 싸움이 비교적 대등하게 흘러간 가운데 결국 에이스 싸움에서 우리카드가 앞섰다. 파다르는 갈수록 힘을 낸 반면, 시즌을 치르며 이미 많은 체력을 소모한 타이스는 많이 지쳐 보인 경기였다.
1세트는 20점 이후 타이스가 힘을 낸 삼성화재가 가져왔지만 2·3세트는 파다르의 우위였다. 파다르는 2세트에서 83.33%의 높은 공격 성공률과 함께 8점을 기록했다. 반면 타이스는 50%의 공격 성공률로 5점에 그쳤다. 경기가 우리카드의 흐름으로 조금씩 기울기 시작했다.
3세트에서도 파다르가 더 왕성한 점프를 자랑했다. 공격은 물론 블로킹에서도 자신의 몫을 다하며 삼성화재를 괴롭혔다. 공격 위치까지 바꿔가며 삼성화재 블로킹벽을 혼란스럽게 했다. 이에 비해 타이스는 7-12에서 잠시 교체되는 등 부침이 있었다. 여기에 파다르는 3세트 들어 타이스의 공격을 두 번이나 가로막으며 심리적인 타격까지 안겼다.
이런 흐름은 4세트에서도 변하지 않았다. 타이스의 공격은 계속 우리카드 블로커의 손끝에 걸려 수비로 이어졌고, 이에 4세트 한때 공격 성공률이 30%대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파다르는 기복 없이 비교적 무난하게 점수를 쌓아갔다. 특히 17-18에서는 타이스의 공격을 연속 블로킹으로 가로막으며 포효했다. 에이스 싸움에서 앞선 우리카드는 그대로 승리를 확정지었다.
지난 11일 장충 현대캐피탈전에서 37점에 트리플크라운까지 기록하는 등 최근 공격이 호조를 보였던 파다르는 이날 블로킹 7개와 서브 1개를 포함해 32점을 올렸다. 철저한 몸 관리로 인정을 받고 있는 파다르는 전혀 지친 기색이 없었다. 반면 타이스는 공격 성공률이 42.85%대로 떨어졌다. 25점을 올리기는 했으나 확실히 한창 좋을 때의 모습은 아니었다. 우리카드의 유효블로킹에 번번이 걸리며 고전했다. /skullboy@osen.co.kr
[사진] 장충=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