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영애' 이승준이 밝힌 #작가논란 #삼각관계 #결말 [인터뷰]
OSEN 박소영 기자
발행 2017.01.15 09: 15

"철없는 승준, 사랑해주셔서 감사해요"
국내 최장수 시즌제 드라마인 tvN '막돼먹은 영애씨'가 시즌15를 마쳤다. 2007년부터 tvN 개국과 함께 성장한 이 드라마는 30대 노처녀의 일과 사랑, 직장인들의 애환을 다루며 '사이다' 드라마로 롱런했다. 이번 시즌15에서도 이를 중점적으로 그렸고 특히 주인공 영애(김현숙 분)와 연인 승준(이승준 분)은 가족들의 응원을 받으며 열린 해피 엔딩을 맞이했다. 
그동안 '막돼먹은 영애씨'에서 영애는 여러 남자를 만났다. 그럴 때마다 시청자들의 관심은 영애가 과연 결혼할 것인가였고, 시즌15에서 승준과 해피 엔딩을 그려 결혼에 골인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남겼다. 영애의 파트너이자 시청자들의 사랑을 듬뿍 받은 '작사(작은 사장님)' 이승준을 12일 강남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 "영애는 원래 내것"
사실 이승준은 '막돼먹은 영애씨'의 원년 멤버가 아니다. 시즌12에 처음 투입돼 영애의 러브라인 한 축을 담당한 것. 그가 등장하기 전까지 영애의 연인은 산호(김산호 분)였지만 승준 캐릭터가 나오며 핑크빛 기류는 그에게 쏠렸다. 이번 시즌에도 동혁(조동혁 분)이라는 라이벌이 등장했지만 결국 영애는 물론 시청자들의 마음을 얻은 건 승준이었다. 
"사실 저는 '또 삼각관계야?'라는 생각을 안 했어요. 앞선 시즌에 비하면 오히려 동혁은 라이벌이라기 보다는 승준을 지원해 준 인물이라고 봤거든요. 승준과 영애가 잠시 떨어졌을 때 동혁이 영애에게 마음을 표현한 것일 뿐 산호나 다른 남자 캐릭터처럼 승준과 적대적인 건 아니었죠. 영애는 내 거라는 자신감으로 연기했어요. 비밀 연애 중이지만 서로의 감정이 변함없을 거라는 확신이었죠."
하지만 이번 시즌 중간에 시청자들의 불만이 폭발했다. 승준이 영애 가족들에게 연애 사실을 들키자 과거처럼 또다시 도망갔기 때문. 여기에 동혁 캐릭터까지 더해져 '고구마 삼각관계'가 스토리의 중심이 되자 시청자들은 '영애씨'가 변했다고 원성을 냈다. 이승준 역시 고민이 큰 부분이었다고. 
"승준이 또 도망가는 설정이라 다시 시즌12로 돌아간 것 같더라고요. 어떻게 해야 하나 수렁에 빠졌고 고민이 컸죠. 승준의 매력은 매 시즌 성장한다는 건데 제가 이번 시즌 초반에는 오버페이스 한 것 같더라고요. 승준이 마치 완벽남인 것처럼요. 시청자들의 불만이 나온 건 오랫동안 사랑해준 애청자들로선 지금쯤 영애가 결혼하는 걸 봐야 하는데 늦어지니까 다른 부분으로 불만이 표출되는 것 아닌가 싶어요."
◆ "엔딩? 해피일까요"
이승준은 이번 시즌 작가에 대한 오해에 대해서도 속상함을 토로했다. 시즌3부터 시즌14까지 메인 작가로 활약했던 명수현 작가가 빠지고 한설희 백지현 홍보희 전지현 작가 체제로 바뀌었는데 시청자들은 스토리 중반 전개에 대한 불만을 작가 교체 탓으로 돌렸다. 이 점을 이승준은 안타까워했다. 
"작가에 대한 오해가 있어요. 메인 작가가 교체되긴 했지만 현 메인 작가가 오히려 '막돼먹은 영애씨' 시즌 동안 한번도 빠진 적 없는 걸요. 현 작가가 핵심이었던 거죠. 작가 교체로 드라마가 변했다는 걸 오히려 배우들은 못 느꼈어요. 시청률 역시 이번 시즌이 가장 좋았어요. 평균 시청률과 최고 수치 모두 다요. 작가가 바뀌어서 시청률 망했다고 하는데 그건 팩트가 아니랍니다."
그러나 결국 '막돼먹은 영애씨15'는 열린 결말이지만 해피 엔딩을 예고했다. 3일 종영한 방송분에서 승준은 반대하던 영애의 아버지에게까지 인정을 받으며 "제가 책임지겠다"는 약속에 한 걸음 다가섰다. 특히 엔딩에서는 영애가 임신테스트기를 들여다 보면서 미소 짓고, 주변인들에게는 '두 줄' 표식이 도드라지는 내용으로 시청자들을 흐뭇하게 했다. 
"사실 해피 엔딩인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어요. 영애의 테스트기 결과가 끝까지 안 보여지잖아요. 시청자분들은 영애의 임신으로 생각하시지만 작가의 희망 아닐까 싶어요. 그래도 이번 시즌은 희망적으로 끝난 것 같아요. 여지를 남겨 둔 거잖아요."
◆ "'영애씨' 촬영은 놀러 가는 기분"
김현숙은 배우 인생의 절반을 영애로 살았다. 제작 발표회에서 "김현숙과 영애는 별개가 될 수 없다"고 표현할 정도. 그와 함께 영애의 식구들, 만년 과장 윤서현 등은 10년간 이 드라마에서 동고동락하며 시청자들을 만났다. 진짜 가족 같은 애정이 생기지 않을 수 없는 근무 환경이다. 이는 중간 투입된 이승준 역시 마찬가지다. 
"제가 살가운 편이 아니라서 배우들 스태프들과 아주 친해지기 힘든데 '막돼먹은 영애씨'는 세월이 무서운 것 같아요. 3~4년 정이 쌓이니까 촬영장 놀러가는 게 즐거울 정도죠. 다른 드라마 같으면 떼로 등장하는 신을 싫어하는데 우리는 더 재밌어해요. 다들 모여서 수다 떨고 노는 기분이거든요." 
이승준은 다작이 꿈이라고 했다. 노는 걸 좋아해서 아이러니하게 휴식에 푹 빠지지 않도록 쉬지 않고 연기하는 배우다. 승준 캐릭터가 너무 매력적이라 비슷한 성격의 인물 섭외가 끊이지 않지만 오히려 악역과 사이코패스도 잘 어울릴 팔색조 매력의 소유자다. 하지만 이미 그에게 '막돼먹은 영애씨'는 떼려야 뗄 수 없는 배우 인생 일부분이 됐다. 
"촬영 중 김현숙이 시청률 공약으로 팬들을 만나러 가는 길에 같이 갔었거든요. 시즌1부터 15까지 다 본 팬이 3명이나 되더라고요. 많은 사랑도 받았고 질책도 받았는데 그 세 분을 만나서 많이 느꼈어요. 우리보다 더 '영애씨'를 좋아하고 함께 슬퍼하더라고요. 영애와 승준의 얘기가 그렇게 흘러가는데 제가 하차하면 무책임한 거잖아요. 하루 빨리 다음 시즌으로 돌아온다고 약속해야 하는데 저는 그 위치가 아니라. 하지만 기다려 주신다면 보답할게요." /comet568@osen.co.kr
[사진] 곽영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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