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도깨비', 최종회 같던 13회..쓸쓸하고 찬란했다
OSEN 박현민 기자
발행 2017.01.14 06: 39

 '도깨비'가 속을 꽉 채운 완성도로 시청자의 마음을 세차게 흔들었다.
지난 13일 방송된 tvN 금토드라마 '쓸쓸하고 찬란하神-도깨비'(극본 김은숙, 연출 이응복, 이하 '도깨비') 13회는 흡사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몰입감은 물론, 최종회로 착각하게 만들 정도의 스토리 전개로 안방극장을 압도했다.
풀리지 않았던 것들은 하나 둘 풀렸다. 간신이었던 박중헌(김병철)이 왜 900년동안 숨어지내다가 다시 도깨비 김신(공유)의 앞에 나섰는지, 왕여(이동욱)는 왜 저승사자가 되었는지, 그리고 또 김선의 옥반지는 왜 삼신할매(이엘)에게 가게 됐는지, 왕여에게 탕약을 날랐던 궁녀는 왜 저승사자가 됐는지 등.

쓸쓸함의 연속이었다. 왕여는 시작부터 끝까지 가슴을 움켜쥐었다. 의심했던 것처럼 자신의 전생이 왕여였다는 사실을, 자신이 간신에 휩쓸려 김신과 김선을 모두 죽였다는 사실을, 그리고 스스로의 목숨도 자의로 끊었다는 사실까지 알게 됐다. 저승사자로서 직권을 남용한 죗값으로 600년간 지옥의 고통과 전생의 기억이 되살아나며 울고 또 울었다.
그는 "기억이 났어. 내가 왕여였어"라며 흐느끼며, 자신의 멱살을 잡는 김신에게 "부탁이야. 네가 날 좀 죽여줘"라고 울었다. 김신도 눈물을 떨구며 돌아섰다. 행복함 만을 남기고 모든 기억을 삭제한 써니(유인나)가 자신을 기억한다는 사실은 왕여를 복잡하게 만들었지만, 써니가 건넨 "굿바이 폐하"라는 현생의 작별 인사를 받아들였다.
지은탁도 내내 마음이 불편하긴 마찬가지. '도깨비 신부'인 자신이 김신의 불멸의 생을 끝낼 운명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 그건 결국 막아내지 못할 운명이었다.
박중헌의 습격에 김신은 죽음의 위기에 직면했다. 이를 막아낸 것은 저승사자 왕여였다. 기타 누락자였던 그를 불러, 제어한 것. 김신은 자신의 목숨을 내걸어 은탁의 손을 이용해 가슴에 꽂힌 검을 뽑아 악귀 중헌을 베어내 죽였다. 하지만 결국 운명대로 김신은 은탁의 품에서, 먼지로, 바람으로 흩어졌다. 김신은 왕여에게 "용서하십시오. 장렬히 죽는다 이제야 기별한다"고, 은탁에게는 "사랑한다. 그것까지 이미 하였다"고 작별했다.
이날이 최종회라고 하더라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13회였다. 아직 남아있는 3회가 보너스 같은 기분이 들 정도로. 슬픈 사실은 단 하나다. 토요일날 해야할 '도깨비' 14회가 다음주로 밀렸다는 것. 오는 20일 14회, 21일 15~16회에 담겨낼 엔딩을, 언제나처럼 '갓은숙' 작가가 해피로 만들어 줄 것을 간절히 기대해본다. / gato@osen.co.kr
[사진] '도깨비'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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