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판 훈련' 김태균, 예정보다 10일 추가
WBC에 맞춰 최고 몸 상태 만들기에 온힘
"가족들에게 미안하다".
한화 4번타자 김태균(35)은 골든글러브 시상식 다음날이었던 지난달 14일 사이판으로 개인 훈련을 떠났다. 매년 이맘때 사이판 또는 오키나와에서 몸을 만든 김태균이었지만 올 겨울에는 일정을 길게 가져가고 있다. 3월초 열리는 제4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참가를 위해 모든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당초 김태균은 지난 10일까지 사이판에서 훈련을 하고 11일 WBC 대표팀 예비 소집일에 맞춰 귀국할 예정이었다. 그 이후 국내에 며칠 머무르다 필리핀에서 훈련을 이어가려 했지만 계획을 바꿨다. 오는 21일까지 사이판에 계속 머물며 훈련을 연장하기로 한 것이다. 예비 소집일에는 양해를 구해 불참했다.
김태균은 "사이판 날씨가 따뜻하다 보니 확실히 몸이 잘 만들어지고 있다. 현재 스윙과 티배팅, 수비 훈련을 하고 있다. 본격적인 배팅 훈련은 조금 더 있다 시작할 예정이다"며 "주위에서 오버 페이스가 아니냐고 하지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훈련 강도를 크게 높이지 않고 적절히 조절하고 있다"고 밝혔다.
매년 겨울마다 해외로 떠났지만 이번에는 한 달 넘게 장기 훈련을 이어가고 있다. 김태균은 "해마다 조금 다르지만 보통은 20일 넘게 머물렀다. 한 달 넘게는 처음인 것 같다"며 "가족들에게 미안하다. 집사람이 '신경 쓰지 말고 운동하라. 가족들이 있으면 오히려 신경 쓰일 것이다'며 배려해준 덕분에 지금 훈련에 집중할 수 있다. 가족들에게 고맙운 마음이다"고 전했다.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를 반납하고 훈련에 집중하고 있는 이유는 WBC 때문이다. 김태균은 한국대표팀에서 유일하게 지난 2006년 1회 대회부터 2~3회를 거쳐 4회 대회까지 참가를 앞두고 있다. 그는 "선수라면 누구나 국가대표로 뛰고 싶은 마음이 크다. 국가대표는 항상 영광이다. 나도 나라에 혜택을 받은 만큼 최선을 다해 보답하도록 할 것이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김태균은 2006년 1회 대회에서 야수 중 최연소(24세)로 참가, 3경기에서 4타수 무안타 3사사구를 기록했다. 당시 이승엽·최희섭의 백업 1루수로 큰 활약은 없었지만 4강 신화 덕분에 병역혜택을 받았다. 이에 힘입어 2009년 2회 대회에선 9경기 타율 3할4푼5리 10안타 3홈런 11타점 8사사구의 MVP급 활약으로 한국의 준우승을 견인했다. 당시 대회 홈런-타점 1위였다.
비록 2013년 3회 대회에선 한국이 예선에서 조기 탈락했지만 3경기 6타수 2안타로 활약했다. 그로부터 4년 만에 다시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나선다. 이번 WBC를 놓고 우려의 목소리가 크지만 김태균은 "잘 될 것으로 믿는다"며 긍정의 힘을 자신했다. 나라를 위해 올인하는 김태균 같은 선수들이 있기에 이번 WBC도 절망 속에서 희망이 피어오른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