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중반의 베테랑 FA는 계약이 쉽지 않다. 조영훈(35)이 12일 NC와 2년 총액 4억5000만원에 계약했다. 정성훈(37)과 이진영(37)은 여전히 원 소속팀과 협상 중이다.
정성훈은 1루, 이진영은 외야로 여전히 뛸 기량은 있다. 선수는 2~3년의 다년 계약을 바란다. 그러나 구단은 30대 중반을 넘어선 나이, 부상이라는 변수도 고려해서 위험 요인을 줄이기 위해 단기 계약을 제안했다.
정성훈은 구단의 1년 계약에 2년을 보장받기를 원하고 있다. 이진영은 3년 계약을 주장하고, kt는 2년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 정성훈...1년 단기 계약
LG와 정성훈은 지난해 말 3차 협상을 가졌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새해 들어서 송구홍 단장이 정성훈과 연락하며 계속 의견을 주고받고 있다. 그러나 평행선이다. 구단의 1년 계약에, 선수측 2년 희망은 변하지 않고 있다.
LG는 지난 2년간 리빌딩 기조로 팀을 변화시켜왔다. 올해 정성훈이 팀에 필요한 선수인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2018시즌까지는 장담할 수 없는 것이 구단의 생각이다. 올해 좋은 기량을 유지한다면, 내년 다시 생각해보자는 입장. 최근 몇 차례 FA 장기계약의 결과가 좋지 않아 최대한 위험 부담을 줄이려고 한다.
송구홍 단장은 12일 "빨리 결론을 내면 좋겠지만, 시간이 조금 더 걸릴 전망이다. 어제도 통화를 했다. 계속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고 말했다.
# 이진영...구단의 2년 제시
이진영은 그나마 구단이 2년까지 제안해 조건이 나은 편이다. kt 외야진은 유한준, 이대형, 김사연, 오정복, 배병옥 등 숫자는 많지만 kt의 약한 타선 탓에 아직 이진영이 경쟁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1루수(지명타자)로 뛸 외국인 타자 조니 모넬을 영입해 이진영은 지명타자나 외야수로 나설 수 있다. 지난해 초반 부상으로 결장한 탓에 115경기에 출장해 타율 0.332 10홈런 72타점을 기록했다. 팀내 타점 2위.
이진영은 3년까지 희망하고 있지만, kt는 2년까지 마음을 먹고 있다. 1월 초 양측은 만남을 가졌지만, 계약 기간은 물론 금액에서 의견 차이가 크다. 하지만 kt가 선수의 요구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많지 않다. 구단은 "조건이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 확고한 구단...'답정너'인가
조영훈은 시간을 끌었지만, 결국 구단의 안에 합의했다. NC에서 외국인 타자를 백업하는 1루수, 올해는 권희동과 모창민 등 백업 1루 자원이 더 늘어난다. 입지가 좁아진 탓에 FA 계약치곤 소박했다.
정성훈과 이진영도 현재 분위기를 보면 기나긴 협상 끝에 구단의 제시안에 합의하는 방향이 예상된다. 이진영과 정성훈은 젊은 시절에 맺은 두 차례 FA 계약에서 거액을 받았다. 만37세 시즌을 앞두고 구단이 긴 기간과 큰 돈을 보장해주긴 어렵다. 계약 기간은 짧지만, 구단이 제시한 연봉이 적은 액수는 아니다.
그렇다고 타구단에서 이들에게 관심을 갖고 영입할 가능성은 없다. 보상 제도로 인해 타구단 이적은 불가능한, 30대 중반의 노장 FA는 결국 구단의 제시안을 받아들여야 하는 상황이다. '답은 정해져 있고 너는 대답만 하면 된다'는 답정너. 2월초 스프링캠프를 준비하려면 데드라인은 점점 다가온다.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