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연봉 7000만원에 계약…인상률 133%
"책임감 갖고 열심히 할 것"이라는 각오 밝혀
'육성선수 출신' NC 다이노스 외야수 김준완(26)은 지난해 자신의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그리고 이를 '연봉'으로 보상 받았다. 새로운 '육성선수 신화'의 주인공 탄생이 임박해 오고 있다.
김준완은 지난해 122경기 출장해 타율 2할6푼1리(253타수 66안타) 1홈런 12타점 60득점 출루율 4할1푼6리 장타율 3할8리의 성적을 남겼다. 확실한 주전급은 아니었지만 타격 성적은 돋보였다.
김준완은 자신이 어떤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지를 정확하게 알았고, 잘 할 수 있는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배트를 짧게 쥐고 들어서서 투수를 끈질기게 물고 늘어졌다. 여기에 선구안까지 겸비하며 출루 머신의 위용을 드러냈다. 4할1푼6리의 출루율, 그리고 삼진보다 많은 볼넷(62삼진, 66볼넷)은 김준완의 존재감을 알린 기록이었다. 타석에서 투수를 끈질기게 물고 늘어져 투구수를 늘렸다. 그리고 누상에서도 골치아픈 주자가 되면서 대주자로 활약했다. 들어선 타석 수에 비해 득점이 많은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또 김준완의 가치는 수비를 빼놓을 수 없다. 수비는 김준완의 가치를 더욱 높여준 부분이었다. 빠른 발로 넓은 외야를 커버하면서 수많은 하이라이트 영상을 만들어냈다. 김준완의 수비는 투지가 넘쳤고, 견실했으며, 아름답기까지 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공헌도가 높은 선수였다. NC도 이러한 김준완의 공을 잊지 않고 보상했다. 김준완은 지난해 연봉 3000만원에서 4000만원 인상된(인상률 133%) 7000만원에 2017년 연봉 계약을 완료했다. NC의 타자들 가운데서 최고 인상률을 기록했다.
고려대 주장 출신이었지만 지명을 받지 못해 육성선수로 입단했고, 1군에서 하루 하루 생존을 걱정해야 했던 처지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김준완의 위상은 격상됐다.
지난해 활약에 대한 보상, 미래에 대한 기대감이 모두 담긴 파격적인 연봉 인상이었다. 아직 군 문제가 남았지만, 김준완은 엄연한 1군의 레귤러 멤버로 자리잡았다. '프랜차이즈 스타'로 자리잡은 나성범을 긴장케 하고 이종욱, 김성욱, 권희동, 김종호 등 외야 경쟁자들에 뒤지지 않을 존재감을 보여줬다. 미래가 기대되는 선수다.
수비나 주루 등 특정 툴만으로도 1군 한 자리를 차지할 수 있는데, 김준완은 수비와 주루 모두에서 능력을 발휘했다. 탄탄한 수비 실력과 스피드는 이미 검증이 됐다. 그동안 타석에서의 기회가 한정됐지만, 가능성을 보여준 선구안과 컨택 능력에 발전이 있다면 능히 미래 NC 외야의 주전 자리도 넘볼 수 있는 상황이다.
'육성선수'라는 불완전한 신분의 역경을 겪었기에 김준완은 지금이 얼마나 소중한 지를 알고 있다. 더욱 겸손하게 시즌을 준비하겠다는 마음을 다잡았다. 그는 연봉 발표 직후 "육성 선수로 입단해 1군에 뛰는 것을 목표로 매년 준비했다. 구단에서 열심히 한 부분을 인정해주고 더 잘하라는 의미로 생각한다"면서 "기회를 주신 감독님께 감사드린다. 이번 시즌 더욱 책임감을 가지고 열심히 야구해서 1군에서 계속 좋은 모습 보이겠다"며 지금 상황에서 만족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밝혔다.
김현수(볼티모어), 서건창(넥센), 박해민(삼성) 등 최근 '육성선수 신화'를 이룩한 쟁쟁한 선수들이 나오고 있다. 김준완 역시 이들처럼 좌절하지 않고 자신의 존재를 스스로 증명했다. 김준완은 '육성선수 신화'의 당당한 주인공이 될 수 있을까. 올해의 연봉 인상은 그 시작이 될 가능성이 높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