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킹' 정우성X조인성, 대선 앞둔 대한민국에 바치는 정치 활극 [종합]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7.01.12 17: 22

대선을 앞둔 2017년, 대한민국의 현 정치 상황에 걸맞은 영화 한 편이 탄생했다. 국민들은 물론 정치인들과 검찰, 언론 그리고 '그 분'도 꼭 봐야할 '머스트 왓치' 작품이다.
12일 오후 서울 건대입구 롯데시네마에서 이달 18일 개봉하는 ‘더 킹’의 언론시사회가 진행됐다. 이날 연출을 맡은 한재림 감독과 주연을 맡은 조인성, 정우성, 배성우, 류준열 등의 배우가 참석했다.
앞서 예고편을 통해 공개된 영상을 보면 신나는 클론의 노래에, 웃음이 터질 만한 장면이 많아 전반적으로 가벼울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실은 근현대사를 관통하는 하나의 역사 영화라고 볼 수 있다. 

한재림 감독은 이날 “검사와 조폭들이 나오는 영화는 있었지만 저는 그동안 검사의 욕망, 시작이나 그 디테일을 정확하게 다루는 영화는 없었다는 생각을 했다”며 “한 인물을 왕, 즉 권력에 다가가려는 인물로서 검사로 설정한 것이지 별다른 의미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한 감독은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가상의 인물)박태수와 한강식의 힘을 시각적으로 표현하기 위한 것으로 직업을 검사로 택했던 것”이라고 추가 설명을 했다. '더 킹'은 최고의 권력자가 되기 위해 검사와 조폭의 연합, 배신, 갈등을 그리며 밀도 높은 긴장감을 담아냈다.
조폭의 거칠고 악랄한 면을 그리기 위해 사용한 사냥개나 검사들이 여유롭게 커피를 마시는 모습은 특히 시선을 집중시킨다. 한 감독은 상황과 반대되게 여유롭게 커피를 즐기는 씬(scene)에 대해 “커피는 밥이 아니지 않나. 아무렇지 않게 웃으며 커피를 마시는 권력자들에 충격을 받은 적이 있었다. 그게 권력의 상징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약자, 당하는 사람들의 입장에서 그것을 보면 굉장히 고통스러운 기분이 들 것이기 때문에 곳곳에 배치했다”고 설명했다.
이 영화는 권력을 쫓는 한 평범한 검사의 심리 변화를 통해 문민 정부시대부터 대선을 앞둔 현재 대한민국의 근현대사를 빠르게 훑는다. 그 과정에서 15대 대선에서 승리해 헌정사상 첫 여야 정권교체를 이룬 김대중 정부와 16대 대선에서 당선된 노무현 대통령이 이끄는 정부 시대를 담았다.
2004년 발생했던 전 노무현 대통령의 탄핵 장면에 대해 한 감독은 “편집하지 않은 이유는 각본에도 원래 있었다"며 "당시 제게는 충격인 사건이었고 굉장히 슬픈 일이었다. 사실 5년마다 대통령이 바뀌지 않나. 제가 생각했을 때는 영화를 위해 굉장히 필요한 장면이었다. 실제로 있었던 사건이고 태수가 위험에 빠지는 장면이기 때문에 꼭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한 감독은 영화의 본질적인 주제에 대해 '희망'이라고 했다.
“(정치사나 검사의 이야기가 주로 나오지만)제가 진짜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희망이다. 작년에 벌어진 게이트들이 불을 붙여 시민들을 화나게 했다. 하지만 국민들의 힘이 모여 큰 힘을 만들어냈다. 관객들의 그런 감정을 느끼시고 '우리가 (한국의 정치 혹은 상황을)바꿀 수 있구나'라는 감정을 느끼길 바란다”고 말했다.
영화 제작을 위해 한 감독은 후배 법조인, 검찰 출입 기자의 도움을 받았고 여러 가지 자료를 읽으며 상상을 했다고 한다.
그는 “어느 직업군에 있든 자기에게 주어진 상황에 따라 충실하게 살아가는 사람이 있는 반면, 입신양면을 위해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지 않나. 그런 부분을 배우들이 기대한 것 이상으로 표현을 잘 해주신 것 같다. 정말 감사하다”고 배우들의 연기로 공을 돌렸다.
그는 “정치의 이면에 대해 모르는 분들을 위해 설명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단순한 설명에 그치지 않고 내레이션에 인물의 상황에 맞는 감정을 풀었다”고 설명을 덧붙였다. 주인공 박태수의 내레이션이 영화의 이해도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조인성은 “정우성 형과 함께한 것 자체가 영광이었다. 오늘 보면서 배우들이 각자 다른 색이 있다는 것을 느꼈고 그것을 감독님이 잘 담아주신 것 같아 감사했다”며 “개인적으로 제 나이 또래 배우들은 우성이 형을 보면서 배우의 꿈을 키웠기 때문에 그런 생각을 하면서 영화를 봤다”고 소감을 전했다.
권력 설계자 한강식 역의 정우성은 “개인적으로 배우로 성장해 나가는 인성이를 멀리서 지켜보다가 ‘더 킹’을 통해 만나게 됐다"며 "현장에서 작업을 같이 하면서 굉장히 멋진 남자 배우가 돼 있는 것을 확인하며 기분이 좋았다. 10대부터 30대까지 연기를 한다는 게 부담인데 인성 씨가 멋진 박태수를 만들어 낸 게 아닌가 싶다”고 밝혔다.
검사 역의 배성우도 “일단 대본 자체가 재미있어서 선택을 했다. 참여하면서도 굉장히 뿌듯하고 신났다. 주인 의식이나 희망을 받아가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어 조폭 2인자 역을 맡은 류준열은 “세 선배님들은 검사이신데, 저만 조폭이라서 부감이 컸다”며 “저는 조폭의 일반적인 모습이 아니라 어떻게 보면 조폭 같지 않게 보이도록 애매하게 표현했다. 어떻게 봐주실지는 모르겠다”고 말하며 웃었다.
설 연휴 기간을 목표로 동시에 개봉하는 한국 영화 ‘더 킹’과 ‘공조’의 대결이 모두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던 바. 이날 오후 5시를 기준으로 ‘더 킹’은 3만 3118명의 예매관객수를 확보해 6만 8967명의 ‘너의 이름은.’과 5만 4371명의 ‘모아나’에 이어 3위에 올랐다.
1만 4728명의 예비 관객수를 확보한 ‘공조’는 실시간 예매율 순의 6위에 올라있다. ‘더 킹’과 비교하면 약 2배 가량 벌어진 수치다. 하지만 뚜껑이 열리면 얼마든지 바뀔 가능성이 높다./ purplish@osen.co.kr
[사진] 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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