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다리도 몇 번을 두드리고 건넌다.
삼성은 2017시즌 계약이 공식 발표된 외국인선수가 투수 앤서니 레나도밖에 없다. KBO리그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외국인 두 자리가 비어있다. 하지만 외인 영입 작업은 사실상 완료됐다. 이미 지난주 내야수 마우로 고메즈, 투수 재크 패트릭과 계약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그로부터 일주일 가까운 시간이 흘렀지만 공식 발표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패트릭의 경우 이미 지난 연말 대구에서 메디컬 테스트를 모두 완료하고 돌아갔지만 고메즈가 남았기 때문이다. 당초 고메즈는 지난 10~11일 대구로 와서 메디컬 테스트를 할 예정이었지만 20일 이후로 일정을 늦췄다.
삼성 구단 관계자는 12일 "고메즈가 아직 메디컬 테스트를 하지 않았다. 20일 이후 가족들과 함께 대구에 와서 메디컬 테스트를 받길 원하고 있다"며 "계약 발표도 조금 더 미뤄질 것 같다. 고메즈가 메디컬 테스트를 받은 뒤 패트릭까지 동시에 발표하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삼성은 지난해 11월23일 레나도 영입을 발표하기에 앞서 대구의 구단 지정 병원에서 먼저 메디컬 테스트를 진행한 바 있다. 대부분의 외국인선수들이 미국 현지에서 메디컬 테스트를 받지만, 삼성은 번거롭더라도 선수를 대구까지 불러 확실하게 몸 상태를 체크한다. 삼성 관계자는 "확실하게 체크를 하고 계약을 하자는 게 구단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그럴 수밖에 없다. 삼성은 지난해 역대 최악의 외국인선수 참사를 겪었다. 단순한 부진뿐만 아니라 부상이 큰 이유였다. 콜린 벨레스터가 팔꿈치 부상으로 3경기 만에 이탈했고, 대체선수로 들어온 아놀드 레온은 단 2경기 8이닝에 그쳤다. KBO리그 데뷔전과 부상 복귀전에서 어깨 통증을 반복한 것이다.
그나마 선발 로테이션을 지키던 앨런 웹스터마저 종아리 근육 손상으로 이탈, 결국 복귀하지 못한 채 7월에 팀을 떠났다. 내야수 아롬 발디리스 역시 4월 중순에 아킬레스건 통증으로 두 달가량 쉬었고, 8월초 부상이 재발돼 시즌 아웃됐다. 결국 미국에서 아킬레스건 수술을 받아야 했다.
실력은 둘째 치고 부상 때문에 경기조차 나오지 못한 외인 탓에 9위로 추락했다. 이 같은 치욕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선 새로운 외인들의 몸 상태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돌다리도 몇 번이나 더 두드리고 있는 삼성, 외인 계약 발표에는 시간이 조금 더 걸릴 듯하다. /waw@osen.co.kr
[사진] 마우로 고메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