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전부는 아니다. 그보다 더 진한 정이 있었다.
LA 다저스 마무리투수 켄리 잰슨(30)과 3루수 저스틴 터너(33)는 12일(이하 한국시간) 홈구장 다저스타디움에서 FA 재계약 기자회견을 가졌다. 잰슨은 5년 8000만 달러, 터너는 4년 6400만 달러에 다저스와 FA 계약을 맺고 팀에 남았다. 계약은 지난달 13일 이미 이뤄졌지만 정식으로 완료된 건 최근이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 보도에 따르면 앤드루 프리드먼 다저스 야구부문사장은 "잰슨은 최고의 구원투수이고, 터너는 선수로서 중요한 가치를 많이 갖고 있다. 오프시즌을 잘 보낸 덕분에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됐다"고 기쁨을 나타냈다. 다저스는 선발투수 리치 힐까지 FA 재계약으로 잔류시키는 등 지난해 지구 우승 전력을 그대로 지켰다.
두 선수가 다저스로 다시 돌아온 데에는 좋은 조건뿐만 아니라 동료들과 정이 컸다. FA 계약 전이었던 지난달 중순 고국 네덜란드령 퀴라소에서 잰슨이 결혼식을 올렸을 때 터너를 비롯해 야시엘 푸이그, 스캇 밴슬라이크 등 다저스 동료들이 참석한 것이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이다.
결혼식에서 터너는 잰슨에게 "남의 떡이 더 커보인다"는 속담을 이야기했다. 당시 잰슨은 워싱턴 내셔널스로부터 다저스보다 더 많은 액수를 제안받은 상태였고, 잔류 가능성을 50대50으로 보고 있었다. 하지만 터너를 비롯해 다저스 동료들의 정에 이끌려 잔류를 결심했다.
잰슨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돈에 관한 것이 아니라 LA에서 우승을 하고 싶기 때문에 계약했다. 다저스 팬들은 29년을 기다리고 있다. 나 역시 마음 속 깊이 이곳에서 우승을 하고 싶다"며 "나에게 가장 좋은 결정이었다. 그것은 돈이 아니다. 가슴 앞에 다른 이름을 쓰고 싶지 않았다. 클레이튼 커쇼도 문자 메시지를 보내줬고, 팀을 떠나기 싫었다"고 이야기했다.
터너 역시 "우리 팀이 너무 좋다. 오프시즌 끝에 이렇게 다시 보게 돼 기쁘다. 프런트 오피스가 훌륭한 일을 해냈다"며 "우리는 부상 때문에 고비를 넘지 못했다. 잰슨도 말했지만 우리는 우승을 차지할 가치가 있는 팀이라고 했다. 오랫동안 기다린 만큼 우승컵을 가져오고 싶다"고 기대했다.
다저스는 지난 1988년을 끝으로 지난해까지 28년간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에서 시카고 컵스에 2승 차이로 패한 것을 두고 터너는 "미완성된 비즈니스"라고 묘사했다. 최근 4년 연속 지구 우승에도 닿을 듯 닿지 않은 월드시리즈 우승에 미련이 남았다. 그래서 다시 다저스에 남았고, 29년만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위해 손을 맞잡았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