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는 과연 우승을 할 수 있을까?
KIA는 지난 스토브리그의 왕자였다. FA 시장에서 최대어로 꼽힌 강타자 최형우를 영입했다. 자체 FA 나지완도 계약해 유출을 막았다. 외국인 투수 팻 딘과 외국인 외야수 로저 버나디나를 새롭게 영입했다. FA 양현종은 1년 계약에 성공해 원투펀치를 유지하는데 성공했다.
스토브리그에서 가장 알찬 보강을 통해 우승권에 진입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고 두산의 3연패를 저지할 전력으로 꼽혔다. 김태형 두산 감독도 KIA의 전력 보강이 가장 두드러진다면서 경계심을 드러내고 있다. 김기태 감독도 자신감을 피력하고 있다. 그러나 목표는 가을야구, 작년 5강 이상의 성적이다. 우승이라는 말은 꺼내지 않고 있다. 그 만큼 만만치 않은 변수들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긍정적인 변수...타순, 백업층, 내야수비
투수들이 기대할 정도로 타순이 탄탄해졌다. 김주찬 최형우 이범호 나지완으로 이어지는 토종 F4를 구축했다. 정교한 타격과 발이 빠른 김선빈 안치홍 로저 버나디나, 노수광 등이 기회를 만든다. 김주형(혹은 서동욱)이 뒤에서 설겆이를 할 수 있다. 상대 투수들이 분명이 겁을 먹을 만한 타순 조합이다. 내야 수비진도 김주형(서동욱)이 1루를 맡으면서 튼실해졌다. 다만 외야에 최형우와 버나디나가 중견수로 뛰면서 수비력이 뛰어난 김호령과 노수광이 백업으로 신분이 바뀌었다. 타선과 백업층, 내야 수비력이 강해진 것은 분명하지만 외야수비가 다소 헐거워진 것은 변수로 꼽힌다.
▲선발진 변수...판타스틱 4, 어매이징4?
KIA 선발진은 헥터 노에시를 필두로 양현종과 팻 딘이 주축투수이다. 헥터와 양현종은 이미 검증이 되었다. 헥터는 작년 15승을 거두며 에이스 노릇을 했다. 양현종은 10승에 그쳤지만 200이닝을 소화했다. 그러나 두 명의 토종 선발투수들이 오리무중이다. 홍건희, 김진우, 김윤동 등이 후보이다. 이들이 로테이션에 들어오지 못하면 돌려막기를 할 수 밖에 없다. 선발투수진이 강하지 못하면 4강은 힘들다. 두산은 더스틴 니퍼트, 마이클 보우덴, 장원준, 유희관의 '판타스틱4', LG는 데이비드 허프, 새미 소사, 류제국, 차우찬의 '어매이징4'를 구축했다. 우승하려면 이들과 겨룰 수 있는 선발진 구성이 필요하다. 게다가 매년 전지훈련에서 슬로우 조정을 했던 양현종은 조기에 볼을 던져야하는 WBC 참가후 구위 상태도 지켜볼 대목이다.
▲외국인 변수...3점대 ERA, 리드오프?
좋은 성적은 외국인의 활약에 달려 있다. 지난 시즌 지크 스프루일과 브렛 필을 내보냈다. 대신 좌완투수 팻 딘과 로저 버나디나를 영입했다. 팻 딘은 훌륭한 제구력을 갖춰 풀타임 선발투수로 로테이션을 지킬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중요한 것은 이닝과 3점대 ERA에 성공하느냐이다. 버나디나는 발빠른 외야수로 리드오프진과 중견수로 3할 타율을 포함해 공수에서 활약도가 높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외국인 선수들은 변수들이 많다. 한국의 투수들과 타자들의 기량은 눈에 띠게 발전했다. 팻 딘은 타자들의 인내심을 버텨야하고 버나디나는 투수들의 유인구에 적응해야 성적을 낼 수 있다. 두 선수가 주전급으로 활약하면 상당한 시너지 효과가 나온다. 반대로 부진한다면 전력은 급속도로 약화된다.
▲불펜의 변수...최대의 약점
KIA의 약점 가운데 하나는 불펜진이다. 현재 확보된 전력은 소방수 임창용, 필승조 투수로 우완 한승혁과 좌완 심동섭 뿐이다. 최영필과 김광수는 나이 때문에 예전처럼 제몫을 할 것인지는 지켜봐야 한다. 불펜에서 핵심 노릇을 해줄 수 있는 2점대 평균자책점 투수가 보이지 않는다. 작년에도 불펜쪽에서 문제가 컸다. 몇몇 중요한 경기를 후반에 역전패로 놓치면서 승률 5할에 실패했다. 결국은 한승혁과 심동섭이 얼마만큼 기복없이 시즌을 치르느냐가 대단히 중요하다. 올해는 군에서 복귀한 박경태과 박지훈, 임의탈퇴에서 해제된 손영민이 가세할 전망이다. 복귀 트리오의 기여도도 중요한 변수이다. 41살의 소방수 임창용이 30세이브 이상을 거둘 수 있는지도 커다란 변수이다.
▲내야의 변수...김선빈의 대안은?
FA 최형우를 데려오면서 보상선수로 내야수 강한울을 삼성에 보냈다. 강한울은 최근 3년 동안 주전 유격수였다. 김선빈이 작년 9월 군에서 복귀하면서 주전을 내놓았다. 대신 유격수와 2루수의 백업요원으로 뛰었다. 김선빈을 대체할 수 있는 주요 전력이었다. 그러나 강한울이 사라지면서 대안을 찾아야 하는 숙제를 안았다. 만일 김선빈이 부상 등의 이유로 빠진다면 대체 전력을 수혈해야 한다. 김선빈은 입대전 1년을 포함해 최근 3년 동안 풀타임으로 시즌을 소화하지 못했다. 144경기를 뛸 수 있는 체력이 시험대에 올라있다. 현재로서는 군입대를 보류한 고영우와 신진급 김규성 등이 대안으로 꼽히고 있지만 강한울만한 대안은 보이지 않는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