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두 현대캐피탈이 외국인 선수 톤 밴 랭크벨트(33·200㎝)의 부진에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일시적인 문제인지, 아니면 전체적인 문제인지에 대한 분석 작업도 바빠질 전망이다.
승점 41점으로 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는 현대캐피탈이지만 4라운드 들어서는 경기력이 뚝 떨어졌다.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도 “지더라도 우리 경기력을 다 보여줘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현대캐피탈은 4라운드 들어 승점 3점을 따내는 데 그치는 등 1승3패에 머물고 있다. 11일 장충에서 열린 우리카드와의 경기에서도 세트스코어 0-3으로 완패했다.
노재욱의 허리 부상으로 세터 포지션이 흔들리는 것이 1차적인 원인으로 뽑힌다. 노재욱의 현재 컨디션은 80% 정도에 불과하다. 11일 선발 라인업에 올랐지만 예전만한 토스웍은 아니었다. 여기에 톤의 부진도 겹쳤다. 최 감독은 “톤이 최근 4~5경기에서 부진하다”라면서 깊은 고민을 드러냈다. 한쪽 날개가 막히다보니 문성민에 대한 의존도가 가중됐고, 문성민이 막히면 공격이 풀리지 않는 양상이 되풀이되고 있다.
실제 톤은 최근 4~5경기에서 제대로 된 활약을 펼치지 못하고 있다. 최근 4경기 중 한국전력과의 경기에서 18점(공격 성공률 52%)을 올린 것을 제외하면 두 자릿수 득점이 한 번도 없었다. 삼성화재전(5점·25%), KB손해보험전(6점·33.33%)에서 외국인 선수답지 못한 기록을 낸 톤은 11일 우리카드전에서도 6득점, 성공률 27.27%에 그쳤다. 국내 선수만도 못한 공격 성적이었다. 그렇다고 장점인 수비가 돋보였던 것도 아니다.
최 감독은 “몸 상태의 문제인지, 세터 교체에서 오는 문제인지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톤의 부진이 시작된 시점은 노재욱의 부상으로 현대캐피탈의 세터가 바뀐 시점과 비슷하다. 상대적으로 호흡이 잘 맞지 않는 이승원이 들어온 뒤 성공률이 떨어졌다. 다시 노재욱이 들어왔지만 한 번 흐름이 꼬여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톤을 선발할 당시 공격의 에이스 몫을 기대한 것은 아니었다. 현대캐피탈이 추구하는 스피드배구 시스템에서 수비와 공격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자원으로 기대를 걸었다. 지난해 오레올의 몫을 기대한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수비가 좋아도 외국인 선수가 기본적으로 해줘야 할 공격적인 몫이 있다. 다소 부침은 있었지만 3라운드까지는 50% 이상의 공격 성공률을 기록하며 어느 정도 자신의 몫을 한 톤이다. 그러나 4라운드 공격 성공률은 37.14%로 추락했다.
박주형이 레프트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허수봉 등 예비 자원이 있지만 아직 어리고 경험이 부족하다. 결국 톤이 자신의 궤도를 빨리 찾아야 한다. 톤이 난제를 풀어내며 현대캐피탈의 마지막 퍼즐이 되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현대캐피탈의 전선에도 큰 문제점이 생길 수밖에 없다. 포스트시즌과 같은 무대에서는 부담이 더 커질 가능성도 존재한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