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신인 투수 윤성빈(18)은 이미 프로 유니폼을 입기 전부터 유명세를 떨쳤다. 150km를 넘나드는 강속구를 시원스레 던졌고, 당연히 미국 메이저리그 무대에서도 윤성빈에 관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윤성빈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됐다. 그러나 결국 윤성빈은 메이저리그 무대 대신 고향팀 롯데의 2017년 1차 지명 선수가 됐다.
현재 윤성빈은 사직구장으로 출근해 프로에서 뛸 수 있는 몸을 차근차근 만들고 있다. 근력 운동이 위주인데, 휴식과 재활의 반복이다."이렇게 공을 던지지 않고 쉬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지금은 잠시 쉬어가는 시기라고 생각한다"며 웃는 윤성빈이었다.
현재 윤성빈은 어깨 재활을 진행하고 있다. 수술을 고려할 정도의 상태는 아니지만, 그래도 조심스럽게 재활을 진행하고 있다. 윤성빈은 "어깨에 염증은 없다. 투수라면 안고 있는 통증이라고 하는데, 확실치 않은 부분이 있어서 트레이너 분들과 함께 확실하게 재활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프로의 재활프로그램은 확실히 다른 것 같다. 몸이 나아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상황을 전했다.
1차 지명 대상자, 그것도 메이저리그의 관심을 받았던 윤성빈이었기에 빨리 나를 드러내고자 하는 욕심이 앞설 수 있다. 조급함과 부담감이 따라오는 것. 하지만 윤성빈은 의연하게 먼 미래를 내다보고 있다. 지난 8월 열린 아시아 청소년 대회에 대표팀으로 뽑혔지만 부상을 이유로 정중하게 거절 의사를 밝혔다. 윤성빈은 "2학년 때도 대표팀에 갔다 왔는데 그때도 몸이 안 좋아졌다. 다른 형들도 마찬가지였던 것 같다. 몸이 더 안좋아져서 돌아오는 것보다는 가지 않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프로 선수에게 몸은 재산과도 같다. 그 역시 이러한 다짐을 수 없이 되뇌이고 있다. 조급함으로 과욕을 부리지 않겠다는 다짐이다. 그는 "부담이나 조금함이 있긴 하다. 아픈 것을 참아가면서 1군으로 바로 올라가야 하는 지를 고민했다"면서 "그러나 주위의 코치님이나 트레이너 분들이 '10년 넘게 할 건데 천천히 해도 늦지 않다'는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 천천히 몸 부터 만들고 나서 다시 시작하려고 한다"고 했다.
이미 윤성빈은 고등학교 때부터 바라는 대로 원하는 스피드를 찍었다. "고등학교 3학년 때는 매 경기 150km 이상 나왔다"는 것이 윤성빈의 말. 하지만 프로에서는 구속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는 "프로는 당연히 구속보다는 제구가 먼저라는 것을 알고 있다"며 "같은 스피드라도 원하는 곳으로 공이 들어가면 타자들을 제압할 수 있기 때문에 제구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195cm, 95kg의 건장한 체구지만 다소 왜소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왜소한 체구는 결국 부상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윤성빈 본인 역시 "왜소한 체구에서 150km의 공을 던지려면 힘을 짜내야 했는데, 그것이 지금 과부하가 온 상황인 것 같다"고 전했다.
결국 현재 재활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균형잡힌 체구를 만들어 부상을 차단하는 것이다. 웨이트 트레이닝에 대한 중요성도 곳곳에서 듣고 있다. 윤성빈은 "최대한 많이 먹으려고 하고 있고, 근육량과 지방 모두 늘리고 있다. 100kg은 넘게 찌우고 싶다"면서 "손상대 퓨처스 팀 감독님도 '웨이트가 너의 재산이 된다'며 근육 운동을 강조하신다"고 말했다.
그동안 윤성빈은 고교야구에서 언제나 최우선으로 주목을 받아온 선수였다. 프로 무대는 이미 윤성빈과 같은 조명을 받은 선수들의 집결지다. 다른 환경에 당황을 할 수도 있을 법 하지만, 윤성빈의 생각은 긍정적이었다. "지금까지 주목을 받으면서 야구를 했는데,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앞으로도 주목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묵묵히 하면 해 뜰 날이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이 윤성빈의 생각이다.
아직은 1군의 마운드가 멀어보일 수 있다. 하지만 분명한 목표는 있다. 배짱을 키우는 것. 그는 "1군에서 떨지 않고 배짱있게 던지는 것을 배우고 싶다. 고등학교와 차원이 다른 무대이고 매 경기가 중요하다. 마운드에 올라가서 떨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포부도 배짱있게 던졌다. 그리고 메이저리그에 대한 윤성빈은 "꾸준히 다승왕을 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 그리고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이 될 때까지 아프지 않고 던지고 싶다"며 훗날의 윤성빈을 상상했다.
"일단 아프지 않아야 될 것 같다"는 것이 윤성빈의 2017년 1차적인 바람이다. 자신에게 쏠린 팬들의 기대 역시 알고 있다. 윤성빈은 서두르지 않고, 건강한 모습으로 자신에게 쏠린 기대에 부응할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