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거 김현수(29)가 WBC 불참 의사를 밝혔다. WBC 대신 메이저리그 정규시즌 준비에 집중한다.
KBO는 11일 '김현수가 김인식 감독과 전화 통화에서 WBC 참가에 대해 고사의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볼티모어 오리올스 구단에서 김현수의 WBC 참가를 불허하고 있는 가운데 선수 본인도 결국 불참하겠다는 의사를 공식 전달했다.
김인식 WBC 대표팀 감독은 이날 서울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예비 소집 이후 "선수노조 측에서 선수들의 참가 여부를 물어봤고, 김현수가 참가하지 못한다는 통보를 했다고 하더라. 그래서 본인에게 물어봤더니 김현수는 그런 이야기를 한 적이 없다고 한다. 김현수와 다시 한 번 통화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그 이후 전화 통화로 불참 의사를 확인했다.
김현수는 지난해 메이저리그 데뷔 첫 시즌을 성공적으로 보냈지만, 시범경기에서 혹독한 부진에 시달리며 마이너리그행 압박을 받은 바 있다. 어려운 출발을 딛고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지만 아직 입지는 확실하지 않다. 볼티모어 구단 반대를 무릅쓰고 WBC에 참가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최근 벅 쇼월터 볼티모어 감독은 지난 10일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선수는 구단의 귀중한 자산이다. 그 상품에 약간의 우려가 생긴다면 반대할 수밖에 없다. 선수들은 루틴이 있지만 WBC 참가는 루틴에서 벗어나는 도전이다"며 부정적인 의견을 밝힌 바 있다. 김현수로서도 구단과 감독의 뜻을 거스를 수 없었다.
김현수는 그동안 대표팀 중심타자로 오랜 기간 활약했다. 지난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시작으로 2009년 2회 WBC,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2013년 3회 WBC,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2015년 프리미어12 등 최근 6차례 치러진 대형 국제대회를 빠짐 없이 참가했다.
총 38경기에 출전한 김현수는 137타수 53안타 타율 3할8푼7리 22타점으로 활약했다. 프리미어12에선 한국을 초대 우승국으로 이끌며 대회 MVP까지 수상했다. 든든한 중심타자였던 김현수의 이탈로 WBC 대표팀의 고민이 커지게 됐다.
한편 김현수뿐만 아니라 또 다른 메이저리거 추신수도 잦은 부상 때문에 텍사스 레인저스 구단에서 WBC 참가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 MLB 사무국, 부상방지위원회, 선수노조가 합의 후 20일 선수들의 WBC 참가 가능 여부를 최종 전달할 예정인데 추신수 역시 불참 쪽으로 무게가 기울고 있다.
김현수와 추신수 모두 WBC 참가가 어렵게 됨에 따라 대표팀은 20일 이후 대체 선수 발탁에 대한 논의를 할 예정이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