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레터] 블랙리스트 따윈..대통령 디스하는 할리우드 ★들
OSEN 박소영 기자
발행 2017.01.11 16: 25

문화계 블랙리스트가 존재한다는 게 사실로 밝혀지면서 대한민국은 또다시 영화 같은 현실 속에 표류하고 있다. 정부와 박근혜 대통령에 반(反)하는 성향의 문화계 인사들이 부당하게 배척당한 정황들이 드러나면서 많은 이들이 다시 한번 좌절하게 된 것. 
이런 가운데 바다 건너 '천조국'에서는 정반대의 일이 벌어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차기 대통령에게 할리우드 배우들이 앞다투어 소신 발언을 하며 비판을 일삼고 있어 눈길을 끈다. 역시 스케일이 다른 할리우드다. 
지난 8일 (현지 시각) 미국 베버리힐스 힐튼 호텔에서 제74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이 열린 가운데 메릴 스트립은 평생 공로상인 '세실 B. 드밀 상'을 받았다. 트로피를 받은 그는 "지금 이곳에는 현재 미국에서 가장 비난 받고 있는 이들로 가득하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는 영화인, 외국인, 취재진을 언급하며 "할리우드에는 이방인이 많은데 그들을 추방하면 예술이 사라진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는 이민자에 대한 강경한 정책을 앞세운 도널드 트럼프를 에둘러 비난한 셈. 
또 그는 "2016년 저를 놀라게 한 일이 있었다"며 "우리나라에서 가장 존경 받는 자리에 앉으려는 그 분이 장애인 기자를 모욕한 순간이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는 연설 중 장애인 기자를 조롱해 잡음을 냈다. 
그러자 도널드 트럼프는 트위터를 통해 "메릴 스트립은 대선에서 대패한 힐러리의 아첨자일 뿐이다. 할리우드에서 지나치게 과대평가 된 인물"이라고 받아쳤다. SNS 활동이 활발한 그이기에 즉각적인 대응으로 메릴 스트립을 깎아내렸다. 
이에 동료 배우들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조지 클루니는 "메릴 스트립이 과대평가됐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도널드 트럼프의 말을 인용해 농을 쳤다. 빌리 아이크너 역시 "트럼프가 미국의 지성인들을 무시하고 있고 이는 미국의 분열을 유발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주드 아패토우 감독은 "메릴 스트립은 농구계의 마이클 조던, 파일럿계의 설리, 야구계의 테드 윌리엄스처럼 과대평가됐다"고 센스 있게 감쌌고 조지 타케이는 "도널드 트럼프는 정말 속 좁은 남자다. 슬프다"라고 소신을 밝혔다. 
에미 로섬은 "대통령 당선자가 자기 입맛에 맞는 스타와 배우들을 고르고 있다. 할 일 없으세요?"라고 강하게 반발했고 'SNL'에서 도널드 트럼프를 풍자하고 있는 알렉 볼드윈도 "자신의 선거 결과에 대한 불만과 비판이 사라질 거라고 믿는다면 틀린 것"이라고 일침했다. 
지난해 11월,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승리하자 많은 톱스타들이 공개적으로 실망감을 내비친 바 있다. 레이디 가가는 선거 이후 뉴욕에 있는 트럼프 타워에서 시위를 했고 마일리 사일러스는 눈물까지 흘리기도. 
대통령을 향해 소신 발언을 할 수 있는 할리우드가 내심 부러울 따름이다. /comet568@osen.co.kr
[사진] SNS, ⓒAFPBBNews = News1(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영화 스틸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