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시의 인디살롱] 잔나비 “윤종신 선배님은 ‘음악의 창시자’ 같은 분”①
OSEN 선미경 기자
발행 2017.01.11 14: 30

[OSEN=김관명 칼럼] ‘분당의 아이들’ 최정훈 김도형 유영현 장경준이 밴드를 결성했고 여기에 ‘사냥하는 함양인’ 윤결이 가세했다. 멤버 모두 1992년 원숭이띠라 밴드이름을 ‘잔나비’로 지었고, 지난해 가을 400석 공연을 단 5초만에 매진시키는 기염을 토했다. 2014년 4월 데뷔 싱글 ‘로켓트’를 낸 지 불과 2년여만에 벌어진 일이다.
이런 잔나비가 1월5일 밤 갑자기 실시간검색어 5위에 올랐다. 이날 오후9시부터 네이버 V앱에서 1시간 동안 생방송된 ‘히든트랙넘버V’ 채널에 출연, 1만2000여명의 팬들과 만났기 때문. 더욱이 ‘대선배’인 윤종신과 뮤지가 이들의 ‘키맨’(Key man) 역할을 자처하며 함께 모습을 드러내 더욱 화제를 모았다.
‘히든트랙넘버V’는 ‘키맨’ 뮤지션이 인디신에서 암약(?)하는 전도유망한 신인들을 ‘로커’(Locker. 사물함)로 직접 선택, 한달동안 이들의 무한한 잠재력을 끄집어내고 널리 세상에 알리는 프로젝트. 속에 보물들이 가득한 ‘로커’ 사물함을 ‘키맨’이 활짝 열어제낀다는 컨셉트다. 로커 후보는 네이버의 인디뮤지션 활동 플랫폼인 ‘뮤지션리그’에서 두드러진 활약을 보인 톱100. 5일 방송은 ‘눈도장’ 라이브 토크쇼였고, 1월 마지막주에는 키맨과 로커가 참여하는 라이브 콘서트가 열릴 예정이다.

화제의 중심에 선 ‘로커’ 잔나비를 부랴부랴 만났다.
= 방송을 보니 ‘우두머리 보컬 최정훈’ ‘앞잡이 기타 김도형’ ‘핵노잼 베이스 장경준’ ‘공주님 건반 유영현’ ‘엉짱 드럼 윤결’로 나오더라.
(최정훈) 작가님들이 저희 캐릭터를 잘 잡아주신 것 같다(웃음).
= 팀 결성 과정을 자세히 들려달라.
(최정훈) “나중에 합류한 윤결이를 빼고는 모두 어렸을 때부터 분당에서 자란 친구들이다. 나와 경준이와는 초등학교 때부터 친구였고. 중학교 때 스쿨밴드를 하다가 고등학교 때 도형이를 알게 됐고 스무살 때 영현이와 함께 잔나비라는 3인조 밴드를 결성했다. 베이스를 치는 경준이는 계속 객원 세션 멤버였다. 그러다 2014년에 엠넷 ‘슈스케5’에 잔나비로 참가, 나만 플랜비라는 이름으로 톱7까지 진출했다. 경남 함양에서 올라온 윤결이는 경준이랑 대학 친구(동아방송대 방송통신정보학과)라 오디션을 거쳐 합류했다. 5명 체제가 갖춰진 것은 2015년 4월 ‘식샤를 합시다’ OST 음원(파라다이스)을 낼 때부터다.”
(김도형) “중간에 잠깐 정훈이 소개로 나와 영현이, 정훈이 이렇게 3명이 캔엔터테인먼트에 들어갔던 적이 있다. 정훈이는 곧바로 회사를 나가 FNC엔터테인먼트에 연습생으로 들어갔고, 나와 영현이는 캔엔터테인먼트에서 양화진밴드를 잠시 했었다.”
(최정훈) “FNC에서 엔플라잉으로 데뷔할 뻔했다.”
= 윤종신과 생방송을 해보니 어떤가.
(최정훈) “‘라디오스타’에서 보던 분이 계시니까 우리도 뭔가 방송처럼 해야될 것 같아 많이 부담스러웠다. 하지만 ’실력이 많이 늘었다’고 말씀하셔서 기분이 너무 좋았다. 사실, ‘슈퍼스타K5’ 때 윤종신 심사위원이 ‘어떤 음악을 하는 밴드인지 모르겠다’ ‘팀에 프로듀서가 없는 것 같다’고 혹평을 해서 큰 상처를 받았다. 슈스케에 나갔을 때 가장 칭찬을 받고 싶었던 심사위원이라서 상처가 더 컸다.”
(유영현) “심사위원일 때는 윤종신 선생님이 멀게만 느껴지고 무서웠었는데, 생방송에서 저희들의 사소한 이야기, 음악이야기를 경청해주셔서 엄청 가깝게 느껴졌다. 슈스케 때 좋은 얘기를 못들어서 굉장히 냉정한 분인 줄로만 알았다.”
(최정훈) “‘히든트랙넘버V’ 사전녹화를 하는데 ‘얘네가 걔네 맞아?’ 하시더라. 5명 모두 기분이 좋았다. 슈스케 후 침몰하지 않고 잔나비가 이렇게 발전해 스스로 대견하다.”
(김도형) “뮤지션 입장에서는 몇날며칠 밤을 새서 곡 작업을 해도 사람들은 그 결과만 놓고 ‘좋다, 나쁘다’ 얘기만 한다. 그런데 윤종신 선생님은 ‘너희 곡 좋더라. 엄청 신경 쓴 게 느껴진다. 편곡에 많이 투자한 것 같다’고 얘기하셨다. 찡하더라. 윤종신 선생님은 저희가 태어나기 전부터 활동하신, ‘음악의 창시자’ 그런 느낌의 뮤지션인데 이런 분한테 칭찬을 받은 거다.”
(최정훈) “특히 작사 부분에서는 우리나라에서 한 축을 만든 분이라고 생각한다.”
= 첫회 라이브가 ‘야한 얘기 반, 음악 얘기 반’이라는 지적도 있다(웃음).
(윤결) “작가분이 예능 느낌으로 간다고 하셨다. 그래서 음악 얘기를 많이 안할 줄 알았는데 오히려 음악 얘기가 많아 밴드 입장에서는 기분이 좋았다.”
= 실검 5위에 오른 소감은.
(최정훈) “실검 순위에 꽤 오래 있었다. 예전에 MBC DMZ페스티벌에 출연했을 당시 실검 1위를 찍은 적은 있지만, 이번은 완전 다른 상황이어서 그때보다 더 놀랐다.”
= 뮤지의 역할도 컸다. 방송을 디테일하게 잘 아는 뮤지션인 것 같다.
(김도형) “생방송 때 뮤지 선배님이 없었으면 우리는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다(웃음). 저희의 작은 것들을 일일이 캐치해주셔서 한시간 생방을 할 수 있었다.”
(장경준) “맞다. 방송을 굉장히 편하게 만들어주셨다. 뮤지 선배님은 음악얘기로 저희들의 긴장을 풀어주시고, 윤종신 선배님은 마치 대부처럼 큰 줄기를 딱딱 짚어주시고. 큰 경험을 한 것 같다.”
(최정훈) “(유세윤과 뮤지의) UV를 워낙 좋아했다. ‘쓸고퀄’(쓸데없이 고 퀄리티)일 수도 있는 UV를 ‘고퀄’로 자리잡게 해준 주인공이 바로 뮤지 선배님이다.”
②편으로 이어집니다. /kimkwmy@naver.com
[사진]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