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톡톡]‘낭만닥터’, 한석규X유연석이 보여준 진짜 의사의 의미
OSEN 박판석 기자
발행 2017.01.11 09: 40

말 그대로 웰메이드 의학드라마다. SBS ‘낭만닥터 김사부’(이하 낭만닥터)는 인간으로서 의사를 그려내는 것이 아니라 직업으로서 의사들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한석규와 유연석이 있다.
지난 10일 오후 방송된 '낭만닥터‘에서 강동주(유연석 분)는 남도일(변우민 분)로부터 과거 김사부(한석규 분)가 중학생 시절 자신이 저질렀던 잘못을 덮어줬다는 진실을 듣게 됐다. 동주는 김사부가 VIP 수술 때문에 자신의 아버지 수술을 미뤘고 그 때문에 자신의 아버지가 죽음을 맞이했다고 오해하는 상황이었기에 그 충격은 더욱 컸다.
김사부가 겪었고 동주가 지금 겪고 있는 갈등은 의사라면 누구나 한번 쯤 겪을 수밖에 없는 갈등이었다. 김사부는 동주의 아버지가 다이섹이라는 것을 몰랐기에 더 위급해 보이는 VIP를 수술할 수밖에 없었다. 동주 역시 자신의 판단대로 환자의 순서를 정해서 최선을 다해 수술했지만 죽음을 막을 수는 없었다. 그리고 유족들의 비난을 받게 됐다.

모든 생명은 평등하지만 때때로 의사들은 생명 앞에서 우선순위를 정하기도 한다. 의사들이 책임져야 할 책임은 한없이 무겁지만 판단해야 하는 시간은 짧기만 하다. 여기에 의사로서 판단이 아닌 정치가로서 판단이 개입되게 되면 억울한 사람이 생기게 마련이다. 그리고 가족의 죽음이라는 결과를 받아든 유족의 입장에서는 의사를 원망하는 마음이 생길 수밖에 없다.
환자와 의사 간의 복잡하고 미묘한 갈등을 ‘낭만닥터 김사부’의 강은경 작가는 동주와 김사부를 통해서 세심하게 그려내고 있다. 동주는 김사부에게 "머리로는 다 알아처먹겠는데 마음은 도대체 왜 이러냐. 아들인 나는 도대체 왜 자꾸만 열이 받는 거냐"고 원망을 쏟아냈다. 김사부도 그런 동주를 안타깝게 여기지만 모든 것은 변명일 뿐이라는 생각으로 그날의 진실을 굳이 알리지는 않았다. 김사부는 환자의 원망과 비난까지 모든 것을 다 책임지는 진짜 의사로서 모습을 보여줬다.
의사가 병원에서 연애하는 것을 소재로 다루는 드라마가 나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의학드라마라면 응당 의사와 사람을 살리는 것의 무게감에 대해서 깊이 있게 필요가 있다. 의사가 생명을 다루고 있기에 자연스럽게 생긴 권력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에 대해 정답을 내릴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고민한 흔적을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
그런 면에서 강은경 작가는 단순히 김사부를 슈퍼히어로처럼 그려내지 않았다. 비록 김사부의 능력은 초인적일지 모르지만 돌담병원 식구들과 함께 고민하고 타협하고 설득하면서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진정한 리더와 권력을 가진 자의 미덕까지도 폭넓게 그려내고 있다./pps2014@osen.co.kr
[사진] S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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