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무한도전’ 7주 방학이 '꼭' 필요한 이유
OSEN 유지혜 기자
발행 2017.01.11 06: 54

‘무한도전’에게 방학이란 꿈같은 단어가 현실로 성큼 다가왔다.
지난 10일 한 매체는 MBC ‘무한도전’이 7주간 휴식기를 가진다고 보도했다. 현재 휴가로 해외 체류 중인 김태호 PD는 전화 연결이 되지 않았고, MBC 관계자들도 침묵을 지켰다.
아직은 그 어떤 것도 정확하게 확인되지 않은 상태이지만, 방송 관계자들은 ‘무한도전’의 휴식기가 승인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태호 PD가 SNS에 ‘무한도전’의 시즌제를 강력하게 원하고 있음을 드러낸 후 방송가에서는 조만간 ‘무한도전’의 시즌제가 실시될 것이란 소문이 나있던 상태였다.

그 시기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빨랐던 것뿐, ‘무한도전’의 시즌제는 어느 정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되는 사안이었다. 이 가능성에는 김태호 PD의 적극적인 의견 표출에 있었다. 지난해 12월 김 PD는 자신의 SNS에 “열심히 고민해도 시간을 빚진 것 같고, 쫓기는 것처럼 가슴 두근거리고, 택시 할증 시간 끝날 쯤 상쾌하지 못한 마음으로 퇴근하는 회의실 가족들에게 이번 크리스마스에 산타클로스가 선물을 준다면 한 달의 점검 기간과 두 달의 준비 기간을 줬으면 좋겠다”고 말한 바 있다.
김태호 PD의 시즌제 요청은 처음이 아니었다. 그는 때때로 쉬는 날에도 쉬지 못하고 밤새 회의를 해야 하는 스태프들에게 미안함을 전했고, 쫓기는 마음이 든다는 말을 해왔다. 하지만 12월의 글은 그 어떤 때와 다르게 구체적이고 단호했다. 마치 벼랑 끝에 있는 사람의 외침 같았다. 그런 김태호 PD의 요청에 MBC도 ‘무한도전’의 휴식기를 고려해야만 했다.
물론 세 달은 너무 길다. MBC 간판예능인 ‘무한도전’이 1년 중 4분의 1을 쉰다면, MBC에는 너무나 큰 타격이 올 것은 뻔하다. 하지만 이번에 알려진 방학 기간은 7주다. 두 달이 채 안 되는 짧은 시간이지만, 늘 멀게만 느껴졌던 방학제가 구체적으로 논의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무한도전’에는 큰 의미가 있다.
늘 새로운 특집으로 꾸며졌던 ‘무한도전’은 아이템을 짜고, 이를 실행에 옮기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스태프와 출연진에 큰 압박을 줬다. 최근 한 다큐 프로그램에 출연한 하하는 “‘무한도전’은 특집 특성에 따라 몇 번이고 촬영을 한다”고 말하며 고된 촬영 후기를 전하기도 했다.
새로운 아이템 창출에 대한 압박과 한시도 쉬지 못하는 피로도는 ‘무한도전’을 무기력하게 만들 잠재적인 악재다. 실제로 일 년에 한 두 번은 침체기를 겪는 ‘무한도전’이 꾸준한 선방을 기록하지 못하는 이유가 비시즌제이기도 하다. 즉, 생산성이 비효율적이라는 뜻이다.
이는 이미 tvN의 나영석 PD의 사례로 입증됐다. 나 PD는 자신이 연출하는 각 프로그램을 시즌제로 준비하면서 틈틈이 새로운 프로그램을 론칭했고, 한 프로에 예능국이 의지하는 기형적 구조를 탈피하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tvN은 ‘신서유기’ ‘꽃보다’ 시리즈, ‘삼시세끼’ 등의 일정 시즌제 프로그램으로 로테이션되는 구조가 안착하게 됐다.
이런 사례들로 시즌제 혹은 휴식기가 프로그램의 퀄리티를 높여주고, 또 다른 프로그램이나 거대 규모 프로젝트가 실시될 수 있는 원동력을 만들어준다는 것은 입증된 바다. 이미 KBS 2TV ‘언니들의 슬램덩크’ 등이 시즌제를 도입할 예정인데, 유독 ‘무한도전’에만 방학이 인색했다.
이번에야말로 ‘무한도전’의 방학제를 밀어붙일 때다. 확정만 된다면, 꾸준히 방학제를 운영하며 ‘무한도전’은 내실을 다질 휴식기를 가질 수 있게 되는 셈이다. MBC 또한 당장의 실익보다는 구조적인 측면에서 ‘무한도전’의 방학제를 고민하고 결단을 내려야 한다. / yjh0304@osen.co.kr
[사진] ‘무한도전’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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