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안에 KBO리그에 FA 등급제가 도입될 수 있을까. 아직 구체적인 안은 확정되지 않았다.
KBO리그는 몇 년 전부터 FA 등급제에 대한 논의를 해왔다. 보상 선수 규정으로 인해 FA 시장에서 대어급이 아니면 다른 구단으로 옮기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이 끝나고 FA 시장에 나왔던 베테랑 포수 용덕한은 결국 은퇴를 택했다. 정성훈, 이진영 등 베테랑 선수들은 여전히 원 소속구단과의 계약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최근 선수협이 없는 한국배구연맹(KOVO)은 “2017~2018시즌이 끝난 후 남자부에 FA 등급제를 시행한다”라고 밝혔다. 종전 보상 규정은 FA 영입시 해당선수의 이전 시즌 연봉의 200%와 보상선수 1명, 혹은 이전 시즌 연봉의 300%를 택할 수 있었다. 그러나 연봉에 따라 세 그룹으로 나누어 보상 규정을 달리 하도록 했다.
이호준 한국프로야구선수협(선수협) 회장은 “등급제는 KBO에 오래전부터 요청한 사안이다. 조금씩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올해부터 개선이 됐으면 좋겠다는 게 선수들의 바람이다”라면서 “배구가 등급제를 먼저 도입했다. 선수협도 없는 리그지만 먼저 시작했다.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800만 관중을 넘어선 리그에서 아직 안 갖춰진 건 문제라고 생각한다. 계속 이야기를 하고 있고 단장 회의에서도 이야기가 나오는 걸로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등급을 나누는 것에 대해선 전반적으로 동의하고 있다. 하지만 세부 사항들은 결정되지 않았다. 김선웅 선수협 사무총장은 “일단 KBO에서 어느 정도 안을 가져와야 한다. 등급제 누나는 부분은 어느 정도 인정한다. 현실적으로 보상 선수의 범위, 보상금 같은 부분에서 조정이 필요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계약금 상한제도 마찬가지 문제다. 구단들은 FA 등급제 도입 대신에 계약금 상한제를 주장하고 있다. FA 계약시 금액이 치솟고 있기 때문. 김 사무총장은 “계약금 상한제도 겹쳐져 있는 문제다. 상한제를 하더라도 다른 부분에서 선수들이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전체 선수들이 FA로 이동하기가 수월해지는 방법 등이 있어야 상한제를 감수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등급을 나눌 수 있는 합리적 기준은 연봉뿐이다. 다만 등급 기준보다는 보상 범위를 어느 정도로 맞추느냐가 쟁점이다. 김 사무총장은 “기준은 전체 선수 연봉이냐, 당해 FA 시장에 나온 선수들이냐 등으로 나눌 수 있다. 기준은 큰 이슈라 생각하지 않는다. 그것보다는 범위가 중요하다. 보상 선수 없이 이적할 수 있는 쪽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김 사무총장은 “구단이 키를 쥐고 있다. 등급제를 한다고 해서 구단이 크게 불리할 건 없다. 비용이 올라가는 문제도 이야기하는데, 계약금 분할 등으로 충분히 조정 가능하다고 본다. 조만간 단장 회의가 있기 때문에 논의가 돼서 어떤 안이 나올 수 있을 것 같다. 그 내용을 보고 받아들일 수 있는지 판단해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krsumin@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