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스 높이는 라팍, 데이터가 말하는 이유-조건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7.01.10 06: 08

삼성, 지난해 홈경기 65홈런-97피홈런  
좌우중간 비롯해 전체 펜스 높일 필요
삼성이 홈구장 '라팍'의 펜스를 높인다. 

삼성은 올 시즌을 앞두고 홈구장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의 펜스를 높이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개장한 라팍은 좌우 99.5m, 중앙 122.5m, 펜스 높이 3.2m로 짜여졌다. 좌우나 중앙 펜스 거리는 잠실구장-대전구장 다음으로 크지만 외야가 팔각형 구조로 이뤄져 비슷한 규모였던 기존 대구 시민구장보다 좌우중간이 5m 가량 짧다. 
지난해 라팍에서 치러진 66경기에선 총 162개의 홈런이 터졌다. 경기당 홈런이 2.45개로 SK의 홈구장 인천 SK행복드림구장(2.65개) 다음으로 많았다. 66경기 중 무홈런은 7경기에 불과했고, 최다 7홈런 포함 2홈런 이상 폭발한 경기가 42경기로 절대 비중을 차지했다. 
라팍에 많은 홈런이 나온 것은 팔각형 외야 구조에 따라 좌우중간이 짧은 영향이 컸다. 162개의 홈런 중 좌우중간을 넘어간 것이 27개로 전체 16.7%를 차지했다. 좌우중간 홈런 숫자를 빼면 라팍의 경기당 홈런은 2.05개로 떨어진다. 9개 메인구장 중 6위에 해당한다. 
삼성은 좌우중간의 펜스만 높일지 아니면 외야 전체를 높일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지난해 기록을 보면 좌우중간 홈런은 삼성이 12개를 치고 15개를 내줬다. 좌우중간을 제외한 나머지 홈런이 53개를 넘기고 82개를 허용한 것에 비해서는 차이가 크지 않다. 라팍의 특성에 따라 더 많은 홈런이 나온 것은 맞지만 삼성 팀 구성상 홈런-피홈런 차이가 더 컸다. 좌우중간뿐만 아니라 외야 전체 펜스를 높여야 한다는 데이터다. 
삼성은 지난해 라팍에서 65개의 홈런을 기록했지만, 피홈런이 무려 97개로 32개가 더 많았다. 라팍을 제외한 나머지 구장에서도 96개의 홈런을 허용한 삼성 투수진은 리그 최다 피홈런(193개) 불명예를 썼다. 2위 롯데(161개)와도 차이도 크다. 윤성환(25개) 김기태(20개) 정인욱(19개) 장원삼(16개) 차우찬(16개) 플란데(13개) 웹스터(10개)가 두 자릿수 홈런을 맞았다. 
이 같은 삼성의 약점은 홈구장 라팍에서 훨씬 두드러졌다. 홈경기에서 홈런으로 낸 득점이 103점인 반면 홈런으로 내준 실점이 164점으로 -61점의 수치를 보였다. 홈런-피홈런 수치를 보면 솔로 홈런 37개-49개, 투런 홈런 20개-32개, 스리런 홈런 6개-13개, 만루 홈런 2개-3개로 모두 열세를 보였다. 타선의 연결이 원활하지 않았던 삼성은 솔로 홈런의 비중이 높았다. 
지난 2년간 야마이코 나바로, 박석민, 최형우 등 홈런을 칠 수 있는 타자들이 줄줄이 빠진 삼성은 이제 두 자릿수 홈런 타자가 이승엽과 구자욱밖에 남지 않았다. 영입이 임박한 새 외인 타자 마우로 고메스가 합류하더라도 장타의 힘으로 이기긴 쉽지 않다. 약화된 마운드를 보완하기 위해 펜스를 높이기로 한 이상 좌우중간을 비롯해 전체 외야를 높이는 게 불가피하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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