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씬스틸러' 김신영, 웬만한 여배우보다 연기 잘할 줄이야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7.01.10 06: 49

김신영의 재발견이다. 그녀가 콩트를 잘하는 천생 개그우먼임을 누구나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대본 없이 즉흥 연기하는 ‘신 스틸러’에서 제대로 능력을 발휘하는 모습을 보면서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옆에서 지켜보는 동료들은 물론이고, 집에서 시청하는 시청자들 역시 김신영이 연기의 산을 하나 넘었음을 확인했다. 알게 모르게 자신의 연기에 대한 기대치를 한껏 높여놓은 것이다. 웃음 터지는 질펀한 농담을 늘어놓다가도 갑자기 슬프게 변한 눈빛으로 극을 장악한다. 김신영의 내공은 이미 충분히 증명된 것 같다.
9일 오후 방송된 SBS 예능 ‘신 스틸러’에서 김신영은 ‘그대를 사랑합니다’라는 제목의 리얼 드라마 한편을 썼다. 전반적으로 코믹함을 줄이고 정극 연기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김신영은 얼굴에 주름이 가득한 할머니 분장을 할 때부터 감정에 몰입하며 진지한 분위기를 형성했다. 그러면서 “분장을 하는데 우리 할머니랑 너무 닮아 나 역시 놀랐다”고 설명했다.
그녀는 이준혁과 포장마차 안에서 함께 고기를 먹는 것부터 수다를 떠는 것까지 대본 없이도 자연스럽게 소화했다. 알고 보니 김신영은 치매를 앓고 있었고, 이준혁은 그녀의 진짜 남편이었다. 모두가 그 상황을 인지했지만 아무 것도 알지 못하는 김신영의 순발력, 센스를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기억이 오락가락하는 그녀를 위해 이준혁은 친구인 듯, 연인인 듯 다정하게 대했고 이후 프러포즈를 했다. 그러나 아들 역을 맡은 이규한이 나타나면서 “엄마, 이제 아빠의 프러포즈를 받아 달라. 벌써 1744번째”라고 역성을 냈다. 갑자기 정신을 차린 그녀는 남편과 아들을 부둥켜안으며 눈물을 흘렸고, 그런 할머니를 연기하는 김신영도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오열했다. 하지만 눈물을 참은 뒤 다시 분위기를 띄워 웃음을 전했다. 이를 지켜 본 박수홍은 김신영을 향해 “쟤는 진짜 타고났다”고 칭찬했다.
재미있는 시도만큼이나 예능 속 김신영 역시 묘하다. 어쩌면 그녀는 한 장르 안에 가둬두기엔 너무 다양한 얼굴을 지닌 게 아닐까.
멍석이 깔리는 순간, 바로 사람 사는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광대. 그러나 실제로 만난 김신영은 이제껏 코미디에서 보여준 허풍 가득한 캐릭터들과는 달랐다. 착하고 겸손했으며 인생의 멋을 아는 사람이었다./ purplish@osen.co.kr
[사진] '신스틸러‘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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