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루밍(60) 중국남자농구대표팀 감독이 전격 사임했다.
중국농구협회는 지난 6일 공루밍 감독이 자진해서 지휘봉을 내려놓는다고 발표했다. 표면적인 이유는 성적부진이다. 공루밍은 1996년 애틀란타 올림픽에서 중국남자대표팀을 세계 8강에 올린 장본인이다. 그는 2014년 초에 중국대표팀 지휘봉을 다시 잡았다. 공루밍은 2015 창사 아시아선수권에서 중국을 일약 우승으로 이끌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문제는 '아시아 최강' 중국농구가 세계무대에서는 전혀 통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중국은 2016 리우올림픽에 아시아 챔피언 자격으로 출전했지만 전패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더 이상 중국 감독의 전술로 세계무대를 노크할 수 없다는 여론이 형성됐다.
국제농구연맹(FIBA)은 2017년 11월부터 A매치 홈&어웨이 제도를 실시한다. 이 과정에서 오세아니아가 아시아로 편입됐다. 호주와 뉴질랜드의 등장으로 중국이 아시아 최강을 유지할 수 없게 됐다. 공루밍은 이에 대한 부담과 여론에 밀려 사임한 것으로 보인다.
공루밍의 후임으로 외국인 감독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브라이언 구르지안(64, 미국), 일리아스 조로스(51, 그리스), 네벤 스파히자(55, 크로아티아)가 그들이다. 2008년부터 중국프로리그(CBA)서 감독직을 맡고 있는 구르지안은 중국농구에 정통하다는 강점이 있다. 현재 CBA 상하이 샤크스 감독인 그는 “중국대표팀 감독직 제의는 영광이다. 다만 난 상하이 팀에 전념하고 싶다”면서 고사했다.
조로스는 그리스 명문프로팀 올림피아코스, 그리스 농구대표팀, 요나스 발렌츄나스가 뛰던 리투아니아 명문팀 잘기리스 등을 지휘한 경험이 있다. 그는 2010년 유로컵 올해의 감독상을 수상한 전술의 대가다. 그는 2004년 레바논 프로팀을 아시아 클럽챔피언에 올려놓기도 했다. 스파히자는 현재 NBA 애틀란타 혹스의 어시스턴트 코치다. 그는 2013년에도 중국대표팀 감독후보에 오른 적이 있다.
중국은 과거에도 델 해리스(미국, 2004), 요나스 카즐라우카스(리투아니아, 2005-2008), 밥 돈월드 주니어(미국, 2010-2012), 파나지오티스 지아나키스(그리스, 2013-2014) 등 외국인 감독을 선임해 선진농구를 습득했다. 그럼에도 불구 중국은 동양인 특유의 신체적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다. 올림픽과 농구월드컵에서 중국은 항상 잘해야 8강의 벽에서 좌절했다. 중국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안방의 이점과 NBA스타 야오밍을 내세웠음에도 8강에 그쳤다.
중국은 2019 농구월드컵을 개최하며 대표팀 기량향상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당장 2017 아시아컵에 오세아니아가 아시아에 편입돼 중국과 자웅을 겨룬다. 중국이 아시아 최강자의 자리를 유지하려면 앤드류 보거트의 호주와 스티브 아담스의 뉴질랜드를 꺾어야 한다. 중국이 외국감독 선임으로 돌파구를 찾을지 지켜볼 일이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공루밍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