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오지환(27)에게 2017시즌은 남다르다. 군 입대를 앞두고 정말 마지막 시즌이다. 당초 지난해 가을 입대를 준비했다가 문신으로 인해 1년을 미뤄야만 했다. 뜻하지 않게 뛰게 된 2017시즌, 오지환은 절친한 사이지만 라이벌인 '90년생'들을 넘어설 수 있을까.
오지환은 두산 허경민, 삼성 김상수, KIA 안치홍 등과 1990년생 프로 입단 동기다. 이들은 2008년 캐나다 에드먼턴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 나란히 참가해 우승의 주역들이다. 고교 시절 유격수로 라이벌 관계였던 이들은 프로에 와서는 제 각각 재능을 꽃피우고 있다. 오지환과 김상수는 팀의 주전 유격수로 뛰고 있고, 안치홍은 2루수, 허경민은 3루수를 책임지고 있다.
그러나 안치홍, 김상수, 허경민에 비해 오지환은 아쉬움을 안고 있다. 세 선수 모두 한국시리즈 우승 반지를 갖고 있는 반면 오지환은 한국시리즈 경험도 아직 없다.
안치홍은 신인이던 2009년 단번에 한국시리즈 우승에 일조했다. 김상수는 삼성 왕조 시절 유격수를 책임지며 2011~14년 4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을 맛봤다. 뒤이어 허경민이 탄탄한 수비와 매서운 방망이로 2015~16년 한국시리즈 2연패에 기여했다. 우승 1회인 안치홍은 2011년 2루수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4명 중 유일하게 골든글러브를 품에 안았다.
오지환은 한국시리즈 우승도, 골든글러브도 아직 인연이 없다. 오지환은 플레이오프만 3차례, 한국시리즈 문턱에서 좌절됐다. 지난해 골든글러브 후보에 올랐으나 두산 김재호에 밀렸다.
군 입대 전 팀 성적이나 개인 성적에서 라이벌들을 넘어설 수 있을까. 오지환은 지난해 20홈런을 터뜨리며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는 유격수로는 첫 20홈런 타자가 됐다. 수비에서도 실책은 여전히 하지만, 결정적인 호수비도 많이 늘어났다. 지난해 포스트시즌에서 좋은 장면을 많이 보여줬다. 지난해 타격 솜씨를 조금 더 끌어올린다면, 김재호(두산) 김하성(넥센)과 유격수 넘버 1 자리를 다툴 수 있다.
오프 시즌 LG는 외국인 선수 3명 전원과 재계약하고, 차우찬을 FA 영입해 전력이 플러스됐다. 리빌딩 과정의 젊은 야수들이 성장해간다면 지난해보다 기대요소가 더 많다.
두산의 전력이 워낙 막강하지만, 야구는 언제나 변수가 생긴다. NC, KIA, LG가 합심하여 두산을 견제한다면 재미있는 시즌이 될 수 있다. 군 입대 전 한 시즌 더 뛰는 새 동기부여가 된 오지환이 올 시즌 어떤 성적을 보여줄 지 기대된다.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