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이랜드가 갑작스런 사령탑 교체를 실시했다. 영남대 천하를 이끈 김병수 감독이 새로운 감독으로 선임됐다.
서울 이랜드는 지난 9일 박건하 감독은 신임 대표이사 체제에서 팀이 새롭게 출발할 수 있도록 구단의 뜻을 받아들여 합의하에 감독직을 사임한다고 밝혔다.
이미 감독 교체는 사실상 기정사실화된 분위기였다. 박건하 감독은 팀의 남해 전지훈련에 참가하지 않았다. 코칭 스태프가 팀을 이끌고 있었다. 팀을 융합하지 못했던 박건하 감독의 미래는 불투명했고 결국 팀을 떠나는 것으로 결정됐다.
서울 이랜드가 최종적으로 결정내린 지도자는 김병수 영남대 감독이다. 김병수 감독은 영남대 감독으로 재직하며 대학 무대를 평정한 지도력과 전술의 탁월성을 높이 사 후임 감독으로 낙점 됐다. 계약 기간은 3년이다.
김 감독은 지난해를 '영남대의 해'로 만들었다. 영남대는 제47회 전국추계대학축구연맹전, 제13회 추계 1`2학년 대학축구대회, '2016 U리그' 10권역, 제97회 전국체전 등 4개 대회에서 정상에 올랐다.
그 결과 김 감독은 최우수 감독상을 받았다. 또 김 감독이 이끄는 영남대는 최우수 단체상을 수상했다. 그리고 우수선수상 16명중 영남대 선수 4명이 포함됐다.
2008년 영남대에 부임한 김병수 감독은 2010년 춘계연맹전 우승을 시작으로 꾸준히 좋은 성적을 챙겼다.
김병수 감독은 지도자로 꽃 피우기 전 이미 축구 천재로 불렸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천재소리를 듣고 자랐다. 고등학교 3학년이던 1987년 제6회 KBS배 추계 중고축구대회에서 16강전 결승골, 준결승전 동점골 및 결승골, 결승에서는 도움을 기록하며 팀의 대회 첫 우승을 이끌었고, 본인은 대회 최우수선수로 선정됐다.
브라질 유학까지 추진됐을 정도로 기대가 컸다. 경신고 시절에도 대단한 평가를 받았다. 1989년 6월 이회택 감독은 김병수 감독을 부상중이었지만 A 대표로 선발했다.
하지만 결국 부상의 늪을 탈출하지 못하고 선수 생활을 접었다. 그 후 많은 노력 끝에 지도자로 변신해 새롭게 각광을 받고 있다. 이미 김 감독은 신진호, 이명주, 임채민, 김승대, 손준호 등 포항의 강력한 젊은 스쿼드를 영남대를 통해 배출했다.
대학무대 최고의 감독이지만 프로 무대는 만만한 곳이 아니다. 특히 서울이랜드는 기대가 큰 팀이기 때문에 부담도 클 수밖에 없다.
지난해에는 더욱 팀내 얽혀 있던 문제가 많다 선수단이 똘똘 뭉치지 못했다. 또 선수구성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등 어려움이 산적한 상황이다.
대학무대에서 좋은 결과를 냈더라도 프로에서 좋은 지도자가 될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이미 김 감독도 "감독으로서 욕심도 많고 클래식으로 가겠다는 생각은 기본적으로 하고 있지만, 성공적인 감독이기 보다는 우선 좋은 감독, 훌륭한 감독이 되고 싶다. 축구는 감동이다. 선수들을 먼저 감동시키고 그 원동력으로 팬들을 감동시키는 축구를 하겠다"고 포부를 밝힌 상황이다.
그러나 쉽게 기다리기에는 서울 이랜드의 상황이 완벽하지 않다. 또 김 감독도 많은 아픔을 겪은 바 있다. 포항을 비롯해 많은 구단의 사령탑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지만 타의에 의해 좌절된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서울 이랜드에서 제 기회를 잡게 됐다. 축구천재의 인생 3막이 어떻게 펼쳐질지 감독의 역량에 달려있다. / 10bird@osen.co.kr
[사진] KFA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