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절한 쯔엉의 'K리그 드림'은 이루어질까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7.01.10 05: 37

베트남 최초 K리거인 르언 쑤언 쯔엉(22)이 강원FC에서 장밋빛 꿈을 꾸고 있다.
강원은 지난 9일 서울 종로구 주베트남 대사관서 이례적으로 쯔엉 입단식을 개최했다. 팜후이찌 주한 베트남 대사와 조태룡 강원 대표이사가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쯔엉은 지난해 인천 유나이티드 유니폼을 입으며 베트남 선수 최초로 아시아 최고인 K리그에 진출했다. '베트남의 기성용'이라는 별칭 답게 많은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마케팅용'이라는 오명을 벗지는 못했다. 김도훈 감독의 눈에서 멀어지며 후보로 전락했다. 그나마 시즌 말미 이기형 감독대행의 부름을 받아 실전 경험을 쌓았다. 쯔엉의 K리그 첫 시즌 기록은 4경기 출전이었다.
쯔엉은 2017년 새해 다시 한 번 꿈을 꾸고 있다. 올 겨울 폭풍 영입으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강원의 유니폼을 입은 그는 "인천에서 많이 배웠다. 많은 경기를 뛰지는 못했지만 훈련과 몇 번의 실전으로도 큰 도움이 됐다"며 인천에서의 아픈 기억을 미래의 자양분으로 삼겠다고 했다.
쯔엉은 이미 어린 나이에 베트남 연령별 대표팀을 거쳐 A대표팀에서도 입지를 다지고 있지만 "나는 아직 어리기 때문에 유명한 선수들과 견줄 수준은 아니다. 앞으로 더 열심히 해서 좋은 플레이를 펼칠 것"이라고 겸손의 미덕을 보인다.
쯔엉은 가진 기량과 잠재성에 비해 인천에서 기회를 잡지 못한 케이스다. 수준급 패싱력을 지녔지만 약점인 피지컬 때문에 '많이 뛰고, 격렬하게 싸우는' 인천의 축구와는 다소 맞지 않았다. 그는 "수비력과 피지컬이 부족했다. 지난 1년간 보완점을 정확히 알았고, 발전시키고 있다"고 했다.
강원은 쯔엉과 잘 어울리는 팀이다. 정조국, 이근호, 문창진, 김경중 등 날 선 패스를 받을 공격 자원들이 즐비하다. 중원에도 그의 부족한 수비력을 받쳐줄 미드필더들이 대기하고 있다. 최윤겸 감독과 인연도 빼놓을 수 없다.
쯔엉은 "호앙 안 지아 라이 유스팀에 있을 때 최윤겸 감독이 이끄는 성인팀과 연습경기를 많이 해봐서 그의 스타일을 잘 안다. 최윤겸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는 게 강원을 택한 여러 이유 중 하나였다"라고 말했다. 
동기부여도 상당하다. 쯔엉은 베트남 축구의 현재와 미래다.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무대를 주름잡는 K리그는 명실공히 아시아 최고의 리그다.
쯔엉은 "2016년 한 해 동안 K리그 클래식서 경험을 했다. 압박 강도가 상당한 무대였지만 자신감을 얻게 됐다"면서 "K리그는 아시아 최상위 리그다. 나를 통해 베트남 선수들이 축구선수로 인정을 받아 이곳으로 더 올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 싶다. 그래서 난 보여줘야 한다"고 눈빛을 번쩍였다.
이루지 못한 쯔엉의 꿈은 2017년 새해, 현재진행형이다./doly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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