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최익래 인턴기자] 제4회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개막이 두 달 앞으로 다가왔다. 메이저리거들의 참여가 쉽지 않으며, 부상 등으로 이탈자가 속출해 ‘최약체 대표팀'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최근 10년간 대한민국 대표팀은 6개의 국제대회를 치렀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2009년 제2회 WBC,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2013년 제3회 WBC,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2015년 프리미어12까지. 이 대회들에서 한국은 4번의 우승과 1번의 준우승을 맛봤다.
깜짝 스타부터 대표팀 단골까지 많은 선수가 태극마크를 달았다. 가장 많은 대회에 참가한 선수부터 최다승 선발투수, 최다 홈런타자 등 다양한 기록을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기억 속 대표팀의 이미지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질 것이다.
김광현은 명실상부 한국 대표팀의 ‘일본 킬러’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은 조 편성 탓에 일본과 한 차례도 만나지 못했다. 김광현은 그 대회를 제외한 모든 대회에서 한 번 이상 일본을 상대로 선발로 나섰다. 결과가 좋지 못한 때도 있었지만 각도 큰 슬라이더를 앞세워 한일전이면 김광현이 떠오르도록 인상을 남겼다.
김광현이 가장 빛났던 대회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이었다. 3경기 14⅓이닝을 소화한 김광현은 12탈삼진 3볼넷의 압도적인 구위와 제구를 앞세워 1승 평균자책점 1.26을 기록했다. 2009년 제2회 WBC에서 2경기 출장 3⅓이닝 평균자책점 21.60으로 부진했지만, 2015년 프리미어 12에서 다시 날았다. 일본과의 예선 1차전, 결승전에 모두 선발로 나선 김광현은 3경기 1승 1패 평균자책점 3.33으로 호투하며 우승에 일조했다. 하지만 팔꿈치 수술을 받아 올해 WBC에서는 그의 위력적인 투구를 볼 수 없다.
‘괴물’ 류현진은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에서 처음으로 성인 대표팀 유니폼을 입었다. 이후 2008년 베이징올림픽, 2009년 제2회 WBC,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까지 꾸준히 대표팀 에이스였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캐나다와의 예선 3차전에서 완봉승을 거두며 팀의 1-0 승리를 이끌었다. 쿠바와의 결승전에서 8⅓이닝 2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되며 한국의 ‘전승 금메달’에 앞장섰다.
2009년 제2회 WBC에서는 2차례 선발, 3차례 불펜 등 5경기에서 7이닝 2실점으로 호투했다.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는 대만과의 예선 1차전, 결승전에 나서 10이닝 4실점으로 금메달의 주역이 됐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첫 시즌 준비 탓에 2013년 제3회 WBC에 결장한 것을 시작으로 7년째 대표팀 유니폼을 입지 못하고 있다.
윤석민은 대표팀에서 ‘붙박이 선발’보다는 ‘전천후 투수’로 기용됐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는 다소 불안했던 한기주와 오승환을 대신해 마무리투수로 경기를 매조지했고, 2009년 제2회 WBC에서도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활약했다. 특히 제2회 WBC에서는 4경기 16이닝을 던져 평균자책점 1.13으로 2승을 따냈다.
윤석민은 지난 10년간 국제대회에서 20이닝 이상 던진 한국 투수 중 가장 낮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대표팀 출전은 2013년 제3회 WBC가 마지막. 2014시즌을 앞두고 볼티모어에 입단하며 빅리그 문을 노크했지만 1년 만에 친정팀 KIA로 돌아왔다. 이후 잦은 부상에 시달리며 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그 사이 윤석민이 맡았던 전천후 역할은 차우찬(LG)의 몫이 됐다.
“정대현을 위해 롯데 유니폼을 파란색으로 바꾸자!” 롯데 팬들의 푸념처럼 정대현은 대표팀의 푸른 유니폼만 입으면 펄펄 난다. 정대현은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처음 국제무대를 맛봤다. 최근 10년간 6개 대회 중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을 제외한 모든 대회에 참가해 15경기 출장 평균자책점 0.68로 ‘언터쳐블’의 위엄을 뽐내고 있다. 같은 기간 투수 중 가장 많은 국제대회에 참가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는 ‘국내 최고의 싱커볼 투수’라는 별명을 얻으며 결승전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아냈다. 이후 2~3회 WBC와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2015년 프리미어12까지 4개 대회 통틀어 단 한 점도 허용하지 않은 정대현은 국제대회의 진짜 ‘끝판왕’이었다. /ing@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