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계약 FA 4인방에게 '운명의 일주일'이 다가왔다.
KBO리그 규약상 FA 협상기한은 1월15일까지로 되어있다. 규약 제169조 [선수계약의 체결 및 공시] 3항에 따르면 '다음 연도 1월15일까지 어느 구단과도 선수계약을 체결하지 못한 FA는 총재가 자유계약선수로 공시하며, 이 경우 해당 FA는 어느 구단과도 자유로이 선수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2013년 이전에는 1월15일까지 계약하지 못하면 그해 시즌 출전이 불가능했지만, 규약 개정 이후 1월15일이 지난 뒤에도 언제든 계약이 가능하다. 규약상 FA가 아닌 자유계약선수는 다년계약이 안 되지만, 보상규정이 향후 3년간 그대로 적용되기 때문에 1월15일 이후에도 다년계약과 계약금은 인정된다.
과거처럼 1월15일은 더 이상 데드라인으로 기능하진 않는다. 다만 선수와 구단이 빨리 계약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만든 최소한의 장치로 심리적인 마지노선이다. 선수들로선 더 이상 시간을 끌어서 좋을 게 없다.
지난해 시즌을 마친 뒤 15명의 선수들이 FA 권리를 신청했고, 그 중 10명이 계약을 체결했다. 용덕한은 현역 은퇴를 결정하며 NC 퓨처스 배터리코치로 새출발한다. 아직 거취가 결정나지 않은 미계약 FA 선수는 황재균(30) 이진영(37) 정성훈(37) 조영훈(35) 등 4명이 남아있다.
메이저리그 도전의 희망을 품고 있는 황재균은 원소속팀 롯데뿐만 아니라 kt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다. kt가 최근 오버페이를 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여전히 불씨는 남아있다. 롯데가 반드시 잡아야 할 선수이기도 하다. 메이저리그 구단의 오퍼를 기다리고 있지만 구체적인 제안이 없어 본인도 답답해한다. 메이저리그 계약이 쉽지 않다면 일주일 내로 결정을 내려야 한다.
1980년생 동갑내기 이진영과 정성훈도 각각 원소속팀 kt-LG와 협상이 해를 넘겨 어느덧 1월15일까지 일주일밖에 남지 않았다. 베테랑인 두 선수 모두 계약기간을 놓고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아직 녹슬지 않은 기량을 보여주고 있지만, 30대 후반으로 향하는 나이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두 선수 모두 2~3년 다년계약을 원하고 있지만, 구단에선 이를 쉽게 수용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조영훈 역시 까다로운 보상 제도에 발목이 잡혀 FA 시장에서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30대 중반 나이 때문에 가치가 높지 않다. 원소속팀 NC와 어떻게든 재계약해야 할 처지다.
각자 처한 상황이 다른 미계약 FA 4인방. 1월15일을 넘겨도 규약상으로는 전혀 문제는 없다. 다만 지난해 해를 넘겨 FA 계약을 한 두산 고영민도 1월13일에 도장을 찍었다. 1월15일까지 남은 일주일, 미계약 FA 4인방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된다. /waw@osen.co.kr
[사진] 황재균-이진영-정성훈-조영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