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구장이라는 한지붕을 쓰는 '서울 라이벌' LG와 두산이 장외에서도 자존심 대결을 벌일 판이다. 2017년 프로야구 최다관중 동원이라는 나름대로의 감투를 놓고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지난해 사상 첫 800만 관중 시대를 연 KBO 리그는 신구장 효과를 이어가며 올해 내심 900만 시대를 바라보고 있다. 모든 구단의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역시 핵심적인 팀은 LG와 두산이다. ‘1000만 시장’인 서울을 연고로 하고 있는 두 팀은 팬 베이스가 두껍다. 최근 몇 년간은 관중동원에서 나란히 1·2위를 기록하고 있기도 하다. 올해도 유력한 1위 후보들이다.
두 팀은 2010년 이후 동반 100만 관중 동원을 기록하고 있다. 매년 근소한 차이를 보이며 알게 모를 경쟁을 이어가고 있는 팀들이기도 하다. 2013년과 2014년은 LG가 조금 앞섰고, 나머지 연도는 두산의 약간 우위였다. 지난해에는 두산이 116만5020명, LG가 115만7646명을 동원했다. 역시 큰 차이가 나지 않는 가운데 전체 1·2위였다. 100만 관중을 넘긴 팀은 두 구단밖에 없었다.
올해는 기대감이 더 커진다. 관중동원의 절대적 필요요소인 ‘성적에 대한 기대감’을 두루 충족하고 있기 때문이다. 2009년 이후 관중수가 단 한 번도 100만 명 이하로 떨어지지 않은 팀인 두산은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흥행에 불을 붙였다. 일정이 잘 맞고, 날씨나 기타 여건이 도와준다면 2012년 기록했던 구단 역사상 최다 관중(129만1703명)에도 도전할 수 있을 전망이다. 당시보다 경기장 수용 규모가 조금 줄어든 것은 아쉽지만 KBO 리그에서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9년 연속 100만 관중 동원 자체는 확실시된다.
LG는 올해에 대한 기대감 상승폭이 큰 팀이다. 지난해 리빌딩 와중에서도 플레이오프까지 진출, 팬들을 열광하게 한 LG는 올해 FA 차우찬에 거액을 투자하는 등 전력 보강 요소가 있다. 성적이 좋지 않았을 때 야구장 발걸음이 뜸하던 이른바 ‘숨은 팬’들이 대거 몰려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실제 LG는 오래간만에 포스트시즌에 나간 2013년 당시 128만9297명을 동원해 리그 관중 1위에 올랐다. 역시 가을야구를 한 2014년 또한 116만7400명으로 1위였다. 다만 성적이 하위권으로 처진 2015년에는 105만3405명으로 관중이 줄었다. 성적만 뒷받침된다면 가능성이야 무궁무진한 팀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지난해 선전에 대한 잔상, 차우찬의 영입 등은 관중동원에 커다란 호재가 될 수 있다.
한편 3위 자리를 놓고도 나름대로의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관중동원 3위는 86만5194명을 동원한 SK였다. 그러나 4위 롯데(85만2639명), 5위 삼성(85만1417명)과의 차이가 크지 않았다. 롯데는 성적만 나면 언제든지 100만 시대로 돌아갈 수 있는 팀이고, 삼성은 새 구장 효과를 등에 업고 채찍질을 하고 있다.
지난해 7위(77만3499명)였던 KIA도 변수다. KIA는 올해 전력 보강 효과로 포스트시즌 진출이 유력하다. 광주-KIA 챔피언스필드라는 근사한 경기장도 보유하고 있다. 구단 역사상 첫 80만 관중 동원은 유력시되고, 내친 김에 3위 자리도 노려볼 수 있다는 평가다. 타이거즈의 관중동원력은 무시할 수 없다. 원정 지분이 대단히 큰 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KBO 900만 시대의 핵심 중 핵심이라고도 볼 수 있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