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현(25, 오리온)과 최진수(28, 오리온)가 애런 헤인즈(36, 오리온) 몫까지 뛰었다.
고양 오리온은 8일 고양체육관에서 벌어진 2016-17 KCC 프로농구 4라운드서 전주 KCC를 84-65로 격파했다. 3위 오리온(19승 9패)은 2위 KGC인삼공사(19승 8패)를 반 경기 차로 추격했다. 2연패에 빠진 KCC(10승 18패)는 8위서 벗어나지 못했다.
헤인즈는 지난 12월 7일 KGC인삼공사와 경기 도중 발목을 다쳐 결장하고 있다. 한 달 동안 헤인즈 대신 뛰었던 제스퍼 존슨은 지난 6일 짐을 싸서 미국으로 출국했다. 오리온은 헤인즈 복귀전까지 최소 일주일의 시간을 오데리언 바셋 한 명으로 버텨야 하는 상황이다.
지난 6일 동부전은 오리온의 약점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장재석(13점, 7리바운드)과 최진수(8점, 2리바운드)가 주전으로 출동했지만 상대 외국선수 두 명을 상대하기 벅찼다. 로드 벤슨(18점, 16리바운드, 2블록슛), 웬델 맥키네스(21점, 10리바운드) 콤비가 골밑을 점령했다. 이 와중에 이승현은 시즌 첫 무득점으로 부진했다.
추일승 감독은 “국내선수들은 잘해줬다. 장재석도 잘했다. 다만 이승현은 부진해서 일찍 제외했다”고 설명했다. 4라운드부터 1쿼터에도 외국선수 두 명을 동시투입할 수 있다. 오리온의 반전을 위해 이승현의 부활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점이다.
이승현은 절치부심했다. 최진수와 선발로 나선 그는 어느 때보다 열심히 몸싸움을 하고 리바운드를 잡았다. 2쿼터 후반 최진수가 돌파 후 패스를 빼줘 이승현이 깔끔하게 3점슛을 꽂았다. 두 선수의 콤비플레이가 빛을 발했다. 이승현은 에릭 와이즈를 제치고 리바운드를 따내고, 그를 블록하는 등 골밑에서 분투했다. 이승현은 2쿼터에만 10점을 올리며 부진했던 득점력을 폭발시켰다. 오리온은 외국선수 2명이 뛴 KCC를 상대로 41-28로 전반전을 크게 앞섰다.
허슬플레이는 이승현의 대명사다. 3쿼터 허일영의 3점슛이 빗나간 것을 이승현이 잡아 연결했다. 허일영은 재차 슛을 성공시켰다. 아웃되는 공을 잡아 득점으로 연결한 이승현의 공로가 분위기를 살렸다. 4점 이상의 가치가 있는 플레이였다. 최진수도 이승현의 패스를 받아 레이업슛을 넣었다. 오리온의 공격에 이승현이 깊게 관여했다.
최진수는 3쿼터 후반 통쾌한 앨리웁 덩크슛까지 성공했다. 국내선수로는 좀처럼 보기 드문 명장면이었다. 3쿼터까지 16점을 올린 최진수는 올 시즌 개인최다득점과 동률을 기록했다. 최진수는 모처럼 골밑과 외곽에서 고루 득점을 뽑아내며 대형포워드다운 모습을 보였다.
이날 이승현(23점, 8리바운드, 3어시스트, 1블록슛)과 최진수(16점, 3점슛 2개, 2스틸, 1덩크슛)는 39점을 합작하며 헤인즈의 공백을 메웠다. 두 선수의 동반 맹활약은 추일승 감독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벤치에서 구경하던 헤인즈도 함박웃음을 지었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고양=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