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전 회상’ 이만수, 마냥 감사한 재능기부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01.08 07: 47

야구를 통한 재능기부에 앞장서고 있는 이만수 KBO(한국야구위원회) 육성부위원장이 이번에는 미국으로 떠났다. 이 부위원장은 20년 전 일을 떠올리며 감사의 마음으로 새 다짐을 하고 있다.
이 부위원장은 최근 미국으로 출국해 약 열흘 간의 재능기부 일정에 들어갔다. 어바인의 메도우스 파크에서 유소년 및 청소년, 그리고 성인들을 대상으로 야구캠프를 열어 재능기부를 할 예정이다. 지난해 국내 및 해외에서 유소년들을 상대로 바쁜 시간을 보낸 이 부위원장은 전 세계를 오가는 강행군 속에서도 보람을 찾고 있다. 특히 미국은 감회가 남다른 곳이다.
친정팀 삼성에서 떠밀리는 듯 은퇴했던 이 부위원장이 무작정 찾은 곳이 바로 미국이었다. 이 부위원장은 “1999년 2월 무작정 미국으로 도망을 왔다. 아픈 아내를 두고 미국에 간다는 것이 마음 아팠지만 도저히 한국에 있을 수 없었기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회상한다. 무작정 MLB 구단을 찾아가 코치직을 구인했고, 외로운 생활에 샤워실에서 물을 틀어놓고 펑펑 울었다는 일화도 잘 알려져 있다.

그런 이 부위원장은 현역 시절의 뚝심을 앞세워 MLB의 문턱을 넘었고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코치로 월드시리즈 우승까지 함께 경험하는 등 성공적인 미국 경력을 보냈다. 이 부위원장은 “미국에 갔을 당시 공항에 마중을 나온 사람이 하나도 없었다. 그랬던 게 벌써 20년 전이다. 20년이 지나 다시 미국에 왔는데 수많은 생각이 떠올랐다”고 이야기했다.
이 부위원장은 “당시엔 도망치듯 미국으로 건너 왔지만 지금은 교민들에게 재능기부를 하기 위해 스스로 미국에 온 것을 보면 정말 사람의 인생은 알 수가 없는 것 같다”라면서 “20년이란 세월이 이렇게 바람처럼 빨리 스쳐 간 걸 보면 새삼 세월의 무상함을 깨닫게 된다”고 이야기했다. 그래서 더 열정적으로 열흘의 일정을 보낼 계획이다. 이 부위원장은 “나도 모를 계획이나 목적이 있기에 여기까지 오게 됐으리라 믿는다”라면서 “미국에서의 재능기부 활동 동안 그것을 곰곰이 생각해보는 시간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부위원장은 미국에서 돌아오는대로 라오스로 다시 떠난다. 1월 20일부터 22일까지 열리는 제3회 한국-라오스 국제야구대회에 참가하기 위해서다. 야구 불모지인 라오스에 씨앗을 뿌리고 있는 이 부위원장은 이 대회의 창립자격이다. 이번 대회에는 한국, 일본, 태국, 말레이시아, 라오스 등 5개 국에 거주하는 한인 야구단 총 10개 팀이 참가해 실력을 겨룬다. 초대 대회에 비하면 규모도 꽤 커졌다. 실력도 많이 늘었다는 게 이 부위원장의 흐뭇한 이야기다.
이 부위원장은 “미국과 한국 그리고 라오스를 오가는 강행군이지만 야구를 통해 세상에 선한 영향을 주는 작은 밀알을 심을 수 있다는 것에 행복할 뿐”이라면서 많은 관심을 당부했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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